그리스 정부가 북쪽 마케도니아 접경지대에 난민촌을 세우고 입국 허용을 기다리던 사람들을 일주일 이내로 보다 안전한 장소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11일 보도했다.
그리스의 이러한 계획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마케도니아와 접한 그리스 북부 국경 이도메니의 난민촌 텐트에서 생활하는 난민이 깨끗한 물이 아닌 웅덩이의 진흙탕 물을 받아 막 태어난 신생아의 몸을 간신히 씻기는 사진이 공개된 이후에 발표됐다.
아기가 태어난 이 지역에는 현재 1만 2000명이 넘는 난민들이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간신히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구호단체 ‘닥터스 오브 더 월드’(Doctors of the world) 소속 간호사인 사라 콜리스는 “현재 이 난민촌에는 임신 말기로 출산을 앞둔 여성들이 많지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부 여성들은 출산 후에 방수도 제대로 되지 않는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 캠프의 풍경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참혹하다”면서 “임신한 여성과 세상에 막 태어난 아이들은 폐렴이나 합병증 등의 증상에 노출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북쪽의 마케도니아는 거의 모든 유럽 난민들이 이용하는 발칸반도 루트의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 9일 마케도니아 정부가 유럽연합(EU) 여행비자가 없는 모든 사람의 통행을 금지시키면서 수많은 난민들의 발을 묶어 놓았다. 난민들의 정체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가 오고 기온이 낮아지는 흐린 날씨까지 더해져 이 지역 전체가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상황이다.
향후 이 같은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생존의 위협을 받는 신생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논란이 되자 그리스 정부는 일주일 이내에 이들 난민촌 캠프 사람들을 공공 쉼터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미트리스 비트사스 그리스 국방차관은 “이도메니 난민촌의 난민들이 공공수용시설로의 이전을 납득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현재 우리 정부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안내서를 발부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케도니아가 지난 9일부터 모든 난민의 입국을 금지한 가운데, 현재 이도메니 난민촌에는 1만 3000명 이상의 난민이 입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EU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터키와 함께 난민들의 불법적 이주를 금지하는 방안을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