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닥치 go] ‘태양의 후예’ 촬영지 다녀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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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태양의 후예’ 포스터그림. 사진 만으로도 뭇 여인네들을 심쿵하게 만든 이 장면은 삼탄아트마인을 배경으로 찍었다. 사진=KBS ‘태양의 후예’)


“연탄이 세상을 바꾼다!”

친구의 자취방 입구 한 켠, 연탄 4장은 라면도 아니면서 라면박스에 들어가 있었다. 20살. 세상을 알아버리기에는 너무 어린, 막상 알고 나면 슬퍼지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혼란스럽던 20살. 응봉동 자취방의 풍경이었다. 삼각형 모양의 이상한 모양의 자취방. 응봉동 언덕 막바지 끝에 있는 이 방의 옷농에 기대어 연탄의 훈기에 20살을 달래었다. 명치끝이 아리도록 풋풋한 기억으로 남아있던 연탄보일러 자취방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삼탄 아트 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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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삼탄아트마인의 전경.


정선 고한읍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삼탄 아트 마인은 1964년부터 38년간 2001년 10월까지 운영되던 삼척탄좌의 시설이었다. 이를 정부의 '폐광지역 복원 사업'계획에 따른 지원금과 150개국에서 수집한 10만 여 점이 넘는 예술품 및 선진적인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예술 전문 체험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해오는 곳이다.

바로 이곳이 최근 시청률 30%를 돌파한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촬영지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이 급증하며 강원도의 대표적인 관광 인프라 단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들어가는 초입부터 경치가 아주 탄탄하다. 특별하게 아주 잘생긴 풍광은 아니지만 막상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눈에 벗어난 구석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강원도 산세(山勢)의 수작(秀作)임은 분명하다. 한 마디로 경치가 아주 깊은 곳에 삼탄 아트 마인은 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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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린이가 예전 광부들이 썼던 안전모를 써보고 있다. 안전모 하나에 의지해 벌였던 그들의 고단하고 처절한 삶의 사투를 느끼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 곳 시설을 둘러보면 우선 4층 규모의 삼탄아트센터(본관), 레스토랑 832L,갤러리 와인바, 동굴 와이너리 뱅, 운탄산책길. 붉은 벽돌 극장, 레알바이뮤지엄, 중앙 압축기실(원시박물관), 기억의 정원, 키즈카페 DDB 등 다채롭다. 대개의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겉모습에 신경을 써다가 그 본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삼탄아트마인은 겉모습이 본질이어서 처음부터 잃어버릴 것이 없다. 그냥 반나절 쓱 다녀올 심상으로 이 곳에 갔다가 2억년 석탄이 만든 얼룩덜룩한 시간의 무늬에 갇혀 한나절도 모자랄 수가 있다. 스쳐 지나가는 곳은 아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카페여서, 이 곳에서 다음 도슨트(예술품을 설명하는 사람) 설명까지 기다리면서 다양한 예술작품과 여러 소품들, 그리고 실제 작가들이 작업하는 방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곳에서 ‘현대미술관 캠’에 전시된 여러 작품들을 볼 수도 있다. 도슨트를 따라 한 층 한 층 내려가면서 설명을 들어가면 지난 과거 광부들의 삶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3층에는 당시의 급여명세서, 작업일지, 종합운전실이 있는 삼탄뮤지엄이 있다. 2층은 세계미술품 수장고와 기획전시실이 있어서 아프리카 원시 미술부터 초현실주의 작품까지 다채로운 전시물을 보는 이들을 끌려들어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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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차장(操車場)에 멈춰선 탄차(炭車). 세월의 깊이가 빈틈없을 정도로 깊다. (사진=삼탄아트마인 제공)


기억의 정원으로 나오기 전 3대의 노란 탄차(炭車)가 멈춘 레일이 있는 조차장(操車場)을 보고 있으면 어느덧 시간은 1970년으로 돌아간다. 더구나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글루미선데이’이다. 몸과 마음이 석탄으로 정화된다. 기억의 정원으로 나오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2층 버스와 넓은 광장, 그리고 와이너리 동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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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린이가 2층 버스 운전석에 앉아 즐거워하고 있다.


레스토랑 832L에서 광부도시락을 먹는다. 노란색 양은 도시락에 담긴 밥과 조촐한 햄과 김치, 그리고 멸치 볶음을 먹다보면 어느덧 이번 여행이 부족함이 없는 여행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연탄이 나를 바꾸었다”
<삼탄아트마인에 대한 사소한 여행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 ‘꼭’이라는 꼭지는 떼도 된다. 하지만 송-송 커플의 케미를 맛보고픈 사람은 추천공간이다.

2. 누구와 함께?
- 상관없다. 연인끼리 오면 제일 좋다. 초등학생을 둔 가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3. 교통편?
- 영동고속도를 타고 제천 IC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올라오면 함백산 정암사로 진입하면 된다. 들어오는 입구가 공사중이어서 약간 불편할 수도 있지만 깊지는 않다.
주소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함백산로 1445-44 (T. 033-591-3001)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 편의시설이 없다. 다만 삼탄아트마인 내부에 식당이 있고 카페가 있다. 주차장은 입구가 너르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 유명세가 날 만하다.

6. 직원의 친절도?
- 갑자기 몰려드는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으로 인한 눈코뜰새가 없는 듯. 직원을 좀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

7. 전문성은?
- 충분히 전문적인 전시물로 구성되어 있다.

8. 관람시가간과 입장료의 가성비?
- 관람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동절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개인은 성인, 중고생, 초등생 13000원, 단체는 성인 12000원 초등생 10000원이다. 적절한 가격이다.(참조 : http://www.samtanartmine.com/)

9. 감탄하는 점?
- 규모다. 이 함백산 골짜기에 이렇게 큰 아트센터가 있다니.

10. 아쉬운 점?
- 갑자기 인기가 급상승해서, 너무 관람객이 많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미리 알아봐야 한다. 단체관람객들이 너무 많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 관람객수를 좀 제한해서 원래 취지가 잘 살아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너무 사람이 많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 기대에 부응한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 태양의 후예를 감동 깊게 본 사람.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

14. 비추하고픈 사람?
- 쉬고 싶은 여행을 하고자 하는 분. 미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

15. 기타 / 특징
- 충분히 성공적인 폐광복원 프로젝트이고 이런 미술관이라 시설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걱정이 된다.

16. 쇼핑매력도
- 주변에 쇼핑할 곳은 없다. 삼탄아트마인 내에서 가벼운 기념품정도.

17. 숙박편의성
- 정선 주변에 너무나 많은 숙박시설이 있다. 하이원이나 수많은 호텔과 모텔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 주변 관광지 중에서 정선 레이바이크는 초초강추.

19. 꼭 봐야할 작품이나 전시물
- 와이너리 뱅. 수직갱도. 악기박물관,

20. 총평
- 좋은 미술관이고 자랑할 만한 곳은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관람객들로 인하여 본질을 잃어 버릴까 두렵다. 연탄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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