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도시에서도 걷기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야외 운동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영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이끈 국제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오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세계 주요 도시의 환경 자료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도시에서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했을 때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대기오염 정도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아닌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야외에서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해도 건강에 해가 될 정도로 대기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도시는 1%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번 연구를 총괄한 케임브리지 대학 산하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역학연구소의 마르코 타이니오 박사가 설명했다.
이어 타이니오 박사는 “공기가 나쁘다고 알려진 런던에서도 야외 운동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런던보다 대기오염이 10배 정도 심한 인도 델리에서조차 일주일에 5시간 이내라면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규칙적인 운동은 당뇨병과 심장 질환, 여러 암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기가 오염된 도시에서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하면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먼지 등을 흡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건강에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나쁜 것인지를 두고 과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다.
실제로 지난 2월 영국 왕립외과협회(RCP)와 왕립보건소아과학회(RCPCH)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연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약 4만 명에 달한다.
특히 당시 연구에서는 대기오염이 암과 천식, 뇌졸중, 심장 질환, 당뇨병, 비만, 치매 등이 발병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영국에서는 해마다 200억 파운드의 사회 비용이 든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이런 현실에 안주하는 뜻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케임브리지 대학 산하 다이어트와 활동 연구센터(CEDAR)의 제임스 우드콕 박사는 “확실히 더러운 공기 중에서도 달리기와 같은 운동이 건강에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오염을 그대로 둬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가능한 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해 차량 이용을 줄이면 결국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예방 의학’(Preventive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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