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교리는 생명보다 중요할 수 있을까. 최근 인도에서 한 시크교 남성이 물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운 개를 구하기 위해 쓰고 있던 터번을 벗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6일(현지시간) 인도 펀자브에 있는 한 수로에서 28세 시크교 남성 사르완 싱이 자신의 터번을 사용해 물에 빠진 개를 구한 사연을 소개했다. 시크교에서 터번 착용은 신앙개조 5조 중 하나다. 이 종교의 교리로는 터번은 집에 있거나 목욕할 때만 벗을 수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사르완 싱은 일부 행인의 도움으로 경사진 수로 둑 밑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터번을 벗어 개를 구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차를 타고 여행 중이었던 사르완은 당시 한 무리의 남성이 수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차를 멈추고 내렸다.
그 움직이는 물체는 바로 물에 빠진 개였다.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도 개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밝힌 사르완은 개를 돕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의 터번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내가 터번을 벗는 순간 주위 사람들이 놀랐다. 그들은 내가 신앙을 경시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그 순간 중요한 것은 바로 개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사르완은 당시 구조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개는 불안해했다. 전혀 내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면서 “개를 따라 200m 정도를 간 끝에 터번을 몸에 감아 안전하게 물에서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를 안심시키기 위해 약간의 먹을 것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도록 놔줬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