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사라져 가는 가스 성운…‘파괴의 기둥’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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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같은 별은 가스 성운에서 탄생한다. 별의 재료가 되는 수소는 물론 이보다 무거운 다양한 원소들이 뭉쳐 별과 행성을 이루는 것이다. 어둡게 보이는 거대 성운은 사실은 아기별이 태어나는 창조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7,500광년 떨어진 용골 성운(Carina Nebula) 역시 아기별이 태어나는 장소로 유명한 성운이다. 그런데 이 성운에서 창조가 아닌 파괴의 모습이 포착됐다.

천문학자들이 유럽남방천문대(ESO)의 대형 망원경인 VLT (Very Large Telescope)에 설치된 MUSE 장치를 이용해서 이 성운을 관측한 결과, 주변에 존재하는 큰 별에서 나오는 강력한 항성풍과 에너지에 의해 성운 일부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은 광증발 (photoevaporation)이라고 부르는데, 크고 밝게 빛나는 별에서 나온 에너지에 의해 성운의 가스 온도가 오르고 이온화되면 쉽게 뭉치지 못하고 흩어지게 되는 현상이다.

광증발이 발생하면 본래 별이 태어날 수 있었던 성운 내부의 가스가 흩어지면서 사라지게 된다. 사진에 보이는 검은 기둥은 독수리 성운에 존재하는 별이 탄생하는 장소인 창조의 기둥과는 달리 파괴되는 중이기 때문에 파괴의 기둥 (pillars of destruction)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파괴되는 기둥의 모습은 보기에 따라서 공을 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흡사 사라지기 전에 우리에게 뭔가를 건네려는 것처럼 보인다.

우주에서는 끊임없는 창조와 파괴가 일어난다. 지금은 파괴되는 가스 성운이라도 다시 시간이 흐른 후에는 중력에 의해 가스가 뭉쳐져 별과 행성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렇게 생성된 별 역시 다시 가스와 먼지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 우리 인간 역시 그 순환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사진=ESO / A. McLeod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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