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로 한 무리의 가족이 들어왔다. 그때 갑자기 가족 방문객을 본 유기견 한 마리가 격하게 꼬리를 흔들며 이들을 반기기 시작했다. 버려진 개와 유기견 보호소에 온 가족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다우니 동물보호센터에 머물고 있던 유기견은 생후 2년 된 독일 셰퍼드 믹스견 ‘주주’다. 주주는 얼마 전 길에서 헤매고 있다가 보호소 직원에게 발견돼 이곳으로 오게 됐다.
동물보호센터를 방문한 가족은 함께 살 반려견을 고르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는데, 주주는 이 가족들을 보자마자 원래 있던 펜스 밖으로 뛰어나올 듯 격한 반응을 보였다. 꼬리를 흔들고 냄새를 맡으려 달려들기도 했다. 누가 봐도 방문객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보호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 모습을 “크리스마스트리 같다”고 표현했다. 주주가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높게 뒷발로 서서 꼬리를 치는 모습이 매우 행복해 보였다는 것.
알고 보니 보호센터를 방문한 일가족은 주주가 이곳으로 오기 전 함께 지냈던 가족이었다. 가족과 헤어져 보호센터에서 지내다가 다시 가족을 만났으니, 반가움에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흔들어대며 기뻐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다. 가족들은 주주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보호센터 지역에게 ‘이전에 키웠던 개’라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주주를 다시 데려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다른 개를 데려가길 원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린 해당 보호센터 직원에 따르면, 주주의 원래 주인 가족은 “암컷인 주주는 함께 지내던 아비개가 세상을 떠난 뒤 매우 민감한 성격이 됐고, 우리는 이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주주와 함께 지내는 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주주를 일부러 유기한 것인지, 주주가 스스로 집을 나간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집을 나간 반려견을 일부러 찾지 않는 것도 유기에 해당된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동물보호센터 관계자의 페이스북에는 주주를 데려가 키우고 싶다는 메시지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주주가 곧 새로운 집과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주주의 새 삶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