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 30분이라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를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식스대학교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공동 연구진은 지난 16년간 3~7세 어린이 8000명과 그들의 엄마를 대상으로 한 조사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이 시기에 엄마가 숙제를 도와준다거나 함께 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인지능력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엄마와 함께 걷거나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등의 시간을 자주 보낸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뛰어난 사회적 능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숙제를 돕거나 함께 책을 읽는 행위는 ‘교육 활동’, 함께 걷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행위는 ‘오락 활동’으로 구별되는데, 부모와 교육 활동을 더 많이 한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높았고, 오락 활동을 더 많이 한 아이들은 타인과 어울리고 덜 공격적인 특징이 강했다.
연구진은 교육 활동과 오락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시간, 즉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은 하루에 불과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며, 이 시간만 투자한다면 아이들의 사회적 능력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엄마와 책을 읽거나 함께 몸으로 즐기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동시에 꾸준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언어적 자극을 받아 인지능력이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부모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며 책을 읽어줄 경우 자녀의 글 해석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듣기 능력이 높아지면 읽기 능력이 덩달아 상승할 수 있으며, 듣기 능력의 상승은 타인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식스대학교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공동 연구진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하루 30~1시간이 아이들을 완전히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경제학술 잡지인 이코노믹 저널(Economic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