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던 한파가 수그러졌다는 소식에 실내 온도를 낮춘 사무실이 꽤 있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남성 직원은 덥다며 소매까지 겉어붙이고 일하고 있겠지만, 대부분 여직원은 아직 춥다고 느끼며 무릎 담요를 걷어내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남녀에 따라 추위를 타는 게 확연히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 패션잡지 ‘글래머’가 최근 여성이 항상 남성보다 추위를 더 타는 과학적 이유 5가지를 소개했다.
1. 여성의 중심체온이 더 높다=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맞는 말이다. 중심체온은 심장에 흐르는 피의 온도를 일컫는다. 미국 메릴랜드의대가 학술지 ‘JAMA 네트워크’에 발표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중심체온은 날마다 사람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여성의 경우 항상 남성보다 높다. 그렇다면 여성의 몸이 더 따뜻하다는 말일까. 아니다. 몸이 따뜻해지는 것에 익숙해지면 차가운 공기가 닿을 때 몸은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2. 피임약을 먹으면 중심체온이 더 높다=호르몬 조절 방식의 피임약을 먹는 경우 중심체온 차이는 그 배로 늘어난다. 호르몬은 체온에 영향을 주지만,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따라서 피임은 여성 호르몬에 영향을 줘 체온을 더 높이고 결국 추위에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3. 여성의 손발이 더 차갑다=여성이 추울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는 “손발이 꽁꽁 얼어버렸다”는 것이 있다. 영국 의학저널 ‘더 랜싯’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이 또한 현실로 여성의 손발은 남성보다 몇 도 정도 낮다.
4. 여성의 신진대사 속도가 느리다=‘응용 생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신진대사 속도가 약 23% 빠르다. 신진대사는 몸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섭취한 음식의 열량을 태우는 속도를 말하는 데 그런 과정의 부산물로 몸에는 열이 발생한다. 여성의 몸은 신진대사가 더 느리므로 남성보다 더 차가우며 이는 여성이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남성보다 덜 먹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5. 사무실 온도는 대개 남성 기준이다=사무실은 당신에게 최소한의 온도를 제공한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직장 내 온도조절 장치는 1960대 개발된 온도 모델에 따라 설정된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여성이 불평불만을 말하지 못하는 시대였기에 남성만을 대상으로 설정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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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