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세포 하나를 때릴 수 있는 작은 망치를 개발했다. 못이 아니라 세포를 때리는 이유는 물론 연구를 위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캠퍼스 연구팀은 미 연방정부의 뇌 과학 연구 프로젝트인 브레인(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의 일부로 이 미세 망치를 개발했다.
마이크로 해머(microHammer)라고 명명된 이 장치는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로 분화하는 신경 전구세포에 물리적 충격을 주기 위해서 개발된 것이다. 뇌를 이루는 신경 세포와 신경 조직은 매우 중요하지만, 부드럽고 약하기 때문에 단단한 두개골과 뇌척수액으로 보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뇌세포가 물리적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교통사고를 비롯하여 여러 원치 않는 사고로 인해 심한 충격을 받는 일이 생긴다. 그러나 단일 신경 세포가 이런 물리적 충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지금까지 알기 어려웠다.
마이크로 해머는 이와 같은 연구에 특화된 특수 장치로 단일 세포가 물리적 충격을 받았을 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실시간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치다. 사진에서 좌측 위에 보이는 부분으로 세포를 흘려보낸 후 망치로 물리적 충격을 가하고 세포의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뇌세포는 물론이고 여러 세포가 물리적 충격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사고 등으로 심한 물리적 충격을 받은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처럼 외상에 의해서 생기지 않는 뇌 질환의 단서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죄 없는 세포들의 희생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질병 치료의 단서가 얻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