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넘은 신부와 '고작' 66살의 신랑이 그야말로 '세기의 결혼식'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신부 발데미라 로드리게스 데 올리베이라와 신랑 디아스 야코브.
두 사람은 최근 브라질 상파울로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결혼을 흔히 백년가약이라고 하지만 신부의 나이를 보면 이 결혼은 특별한 '백년가약' 같다.
신부 올리베이라는 올해 만 106살로 살아온 시간은 1세기를 훌쩍 넘겼다. 신랑 야코브도 만 66살로 이젠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나이지만 신부에 비하면 40년 어린 '청춘'이다.
두 사람은 2013년 상파울로의 요양원에서 처음 만났다.
급성회백수염으로 왼팔이 마비되면서 직장을 잃고 요양원에 들어간 야코브는 아내가 된 올리베이라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야코브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반해버렸다"면서 "나보다 약간 연상이지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인 만큼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 늦깎이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드디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요양원 친구들과 의사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신부가 워낙 고령인 데다 두 사람 모두 건강도 좋지 않아 결혼생활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라며 결혼을 고집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브라질의 한 자원봉사단체가 결혼을 돕겠다고 나서며 두 사람을 거들었다.
결혼식은 두 사람이 생활하고 있는 요양원에서 열렸다. 고령인 데다 건강상 외부로 나가기 힘든 신랑신부의 사정 때문이었지만 결혼식엔 요양원 친구 등 하객 100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자원봉사자 파비안 사팔론은 "(결혼 전) 두 분에게 따로 꿈을 물어보니 나란히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라고 했었다"며 두 사람이 늦게나마 진실된 반려자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신혼인 부부의 마지막 소원은 조촐하게라도 따로 살림을 차리는 것. 하지만 요양원 의사들이 "살림을 내는 건 무리"라고 만류하고 있어 두 사람의 소원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