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고정관념, 사실일까?
지난 달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의 산하기관인 제트 추진 엔진연구소(JPL)가 구글의 지원을 받아 드론 3대를 제작했다. 그리고 각각 배트맨, 조커, 나이트윙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들 드론끼리 경주하는 레이싱 실험을 펼쳤다.
이 드론 레이싱 실험은 각기 다른 드론의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조종하는 주체를 AI 또는 인간으로 나눈 뒤 펼친 것이다.
인간 대표로 투입된 조종사는 미국 내에서 드론 전문 조종사로 유명한 켄 루이며, 각각의 드론에는 장애물을 피해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지점까지 움직이는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드론 3대는 직선거리에서 최대 129㎞/h의 속도로 날 수 있다.
연구진은 총 3번의 레이싱을 통해 AI와 인간의 드론 조종 실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가 조종하는 드론은 같은 장애물 지점에서 48~64㎞/h의 속도로 움직인 반면, 인간이 조종할 때에는 이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해당 레이스 구간을 통과하는데 걸린 평균 시간은 AI가 13.9초, 인간이 11.1초로 인간이 앞섰다.
다만 AI는 인간에 비해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진은 인간이 공격적인 비행을 펼칠 때 가속하는 습성이 있는 반면, AI는 최대한 부드럽게 움직이고 이를 유지하면서 장애물을 통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인간은 드론을 3번 조종할 때 비행 궤적 즉 드론이 움직이는 경로가 일정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지만, AI는 3번 모두 비슷한 경로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
인간 대표로 드론 조종에 나선 조종사 켄 루는 “조종사로서 내가 잘못한 것은 (AI에 비해) 쉽게 지쳤다는 점”이라면서 “나는 매 레이스마다 긴장 등의 이유로 정신이 기진맥진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실험을 지원한 구글은 “우리는 제트 추진 엔진연구소가 진행중인 우주선 탑재용 인공지능 내비게이션 연구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다. 해당 기술이 드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지원 배경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