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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DDR5 메모리 등장했는데, 지금 DDR4 사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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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DDR5. 사진=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는 8Gb LPDDR5 메모리를 공개했습니다. 10나노급 제조 공정을 사용해서 LPDDR4X 대비 50% 더 빠른 6,400Mb/s의 작동 속도로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64bit 메모리 버스에서는 51.2GB/s라는 상당히 넓은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삼성전자는 1초에 영화 14편을 전송할 수 있는 속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메인 메모리와 비교해도 빠른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도 점점 강력한 CPU와 그래픽 처리 장치인 GPU가 들어가고 있고 인공지능처럼 새로운 활용 분야가 생기면서 더 빠르고 용량이 큰 모바일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에 LPDDR5 메모리가 들어갈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출시될 고성능 스마트폰이 가장 가능성 높은 제품일 것입니다. 물

물론 DDR5 메모리는 모바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메모리 제조사들은 일반 컴퓨터와 서버에 쓰이는 DDR5 메모리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사실 메모리 규격의 표준을 정하는 JEDEC에서 DDR5 메모리 표준을 확정하기도 전이지만, 시장을 선점하려는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기술 경쟁은 항상 환영할 일이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러면 지금 PC용 DDR4 메모리를 사도 괜찮을까요? 쓸데없는 질문 같지만 요즘 메모리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은데 PC용 DDR4 메모리를 비싼 가격에 사려니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곧 DDR5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된다면 메모리나 컴퓨터 구매를 조금 미루는 편이 좋겠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일은 몇 년 후에나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비록 공개는 DDR5가 LPDDR5보다 빨랐지만, LPDDR5 쪽의 수요가 더 급할 뿐 아니라 적용도 더 쉽습니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그리고 서버까지 당연히 빠른 메모리가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일반 컴퓨터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쉽게 메모리 대역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공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메모리 채널을 2, 4, 6, 8개로 늘리면 되기 때문이죠. 흔히 사용하는 인텔 코어 프로세서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듀얼 채널로 두 개의 64bit 데이터 채널을 사용합니다. 하이엔드 제품군은 쿼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하며 서버에서는 6채널, 8채널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차이점은 GPU처럼 메모리 대역폭을 많이 차치하는 부품에 별도의 고속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언뜻 생각하기에는 훨씬 고성능 하드웨어인 PC에서 스마트폰보다 더 느린 메모리를 사용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사실 그래픽 카드에 이보다 훨씬 빠른 GDDR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HBM 메모리 같은 초고속 제품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고성능 GPU를 위해서 별도의 고속 메모리를 할당할 수 있다면 CPU 전용 메모리는 대역폭에 충분한 여유가 생깁니다. 물론 내장 그래픽이 메모리를 공유하는 경우 대역폭이 부족할 수 있지만, 내장 그래픽의 경우 메모리 병목 현상을 고려해 처음부터 고성능 GPU를 넣지 않던가 아예 별도 메모리를 같이 넣기 때문에 역시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작은 공간에 들어가야 하는 스마트폰에서 이런 해결책은 불가능합니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품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 하나의 메인 메모리를 모든 장치가 같이 공유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고성능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LPDDR5처럼 더 빠른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늦어도 내년에는 LPDDR5 적용 스마트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2020-2021년 사이에는 중급기까지 적용 범위가 늘어나 스마트폰 메모리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이 시기에는 아마도 LPDDR5 다음 세대 메모리도 같이 선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PC는 앞서 설명한 이유로 좀 천천히 교체를 진행할 것입니다. PC용 DDR5 메모리는 스마트폰보다 약간 늦은 시기인 2021-2022년 사이 DDR4를 본격적으로 교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교체 시기는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는 물론 인텔이나 AMD처럼 컴퓨터 플랫폼을 이끄는 회사들이 결정하게 되지만, 아직 급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1-2년은 DDR4 메모리의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당연한 결론이지만, 지금 컴퓨터나 메모리가 필요하다면 그냥 사고 아니면 몇 년 기다리면 됩니다. 컴퓨터 하드웨어는 대부분 나중에 사면 더 좋은 걸 사게 되지만, 당장 필요한데 마냥 참고 기다릴 순 없는 일이죠.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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