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문명의 흔적을 따라 달리는 '마추픽추 마라톤'이 4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세계에서 가장 완주하기 힘든 마라톤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마추픽추 마라톤은 쿠스코에서 출발, 잉카문명이 남긴 공중도시라는 마추픽추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달린다. 워낙 난코스다 보니 대회는 12일까지 9일간 진행된다. 실제로 선수들이 뛰는 날은 총 6일이다.
완주해야 하는 구간은 30km(정상구간)와 26.2km(단축구간) 등 2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구간은 일견 짧아 보이지만 악명 높은 난코스다. 쿠스코는 해발 2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다. 골인지점인 마추픽추는 해발 42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웬만한 체력이 아니고선 완주하기 힘든 이유다.
극심한 기온차도 이겨내야 한다. 마라톤 코스의 온도는 기상조건에 따라 0도에서 최고 30도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롤러코스트를 탄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구간을 완주하는 데는 평균 7시간이 걸린다.
환경와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참가자는 매회 10~15명으로 제한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지만 인원은 제한돼 있다 보니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달릴 기회를 주기 위해 대회는 매년 6월과 8월 두 차례 열린다.
마지막 대회였던 6월 마라톤에선 우승자 조나단 키무라(미국)은 6시간41초 기록으로 마추픽추에 골인했다. 워낙 소수가 경쟁하는 대회라 선수들이 등번호를 달지 않고 뛰는 것도 마추픽추 마라톤의 특징이다.
마추픽추 마라톤은 1996년 처음 시작됐다. 때마침 스포츠관광이 유행하면서 마추픽추 마라톤은 일약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완주하기 힘든 15대 마라톤 중 하나로 자리를 잡으면서 도전을 원하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사진=마추픽추 마라톤 조직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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