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별지기의 실루엣을 담은 이 사진은 포르투갈의 알키바 별빛 보호구역에서 찍은 것이다.
별지기가 열정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북극성은 2등성으로 그다지 밝은 별은 아니지만, 별이 드문 북쪽 하늘에 떠 있어 어렵잖게 찾아낼 수 있다. 게다가 ‘큰 국자’로 알려진 북두칠성이 북쪽 밤하늘에서 뚜렷이 빛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북극성 찾기는 식은 죽 먹기다. 큰곰자리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북두칠성 같은 별 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하는데,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성군일 것이다.
북두칠성을 이루는 일곱 개 별이름을 재미삼아 알아보면, 왼쪽 국자 자루부터 알카이드, 미자르-알코르(쌍성), 알리오스, 메그레즈, 페크다, 메라크, 두베 순이 된다. 특히 국자의 두 끝별 두베와 메라크를 지극성(指極星)이라 하는데, 이 두 별을 잇는 선분을 5배 연장해가면 북극성에 닿기 때문이다.
북극성은 작은곰자리의 알파별로, 작은곰자리 역시 국자 모양을 하고 있어 ‘작은 국자’로 불린다. 북쪽을 가리키는 북극성은 사실 정북에서 1도쯤 벗어나 있다. 그래서 별의 일주사진을 보면 북극성 역시 조금씩 움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극성을 찾는다면 방향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서 있는 지구상의 위도까지 알 수 있다. 빛공해가 심한 서울에서 북극성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북극성을 올려다본 각도 37.5도가 바로 서울의 위도가 된다. 북극에서 북극성을 본다면 당연히 수직으로 보일 것이다.
북극성이란 사실 일반명사이고, 영어로는 폴라리스(Polaris), 우리 옛이름은 구진대성(句陳大星)이라 한다. 지금부터 5000년 전에는 용자리 알파별인 투반이 북극성이었다. 지구의 세차운동 탓에 지구 자전축이 조금씩 이동한 때문이다. 지구의 자전축은 우주공간에 확실히 고정되어 있지 않고 약 2만6000년을 주기로 조그만 원을 그리며 빙빙 돈다. 지금 북극성도 조금씩 천구북극에서 멀어져가고 있어, 약 1만2000년 뒤에는 거문고자리 알파별인 직녀성(베가)이 북극성으로 등극할 거라 한다.
이 사진을 찍은 미구엘 클라로는 포루투갈의 천문학자이자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수많은 밤하늘의 장관을 연출한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