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우주를 보다] 허블이 잡은 ‘유령은하’…두 은하 충돌이 만든 ‘우주 얼굴’

작성 2019.10.31 10:30 ㅣ 수정 2019.10.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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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주에서 같은 체급의 두 은하가 정면충돌하여 만들어낸 섬뜩한 ‘유령 은하’. 이글거리는 두 눈은 두 은하의 밝은 핵이며 얼굴 형상을 만드는 것은 두 은하의 별 고리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출처=NASA/ESA/J. Dalcanton/B.F. Williams/M. Durbin/University of Washington)
허블우주망원경이 심우주에서 포착한 ‘유령은하’가 우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핏 소름이 돋는 이 화제의 이미지는 이글거리는 두 눈을 가진 얼굴 형상으로 마치 유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유령 은하의 정체는 정면 충돌의 중간 단계에 있는 두 심우주 은하들로, 소름 끼치는 우주 얼굴의 섬뜩한 ‘두 눈’은 은하들의 밝은 핵이다. 그리고 각각의 은하 디스크에는 두 은하의 별들이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있다.

얼굴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두 은하의 젊고 푸른 별 고리이며, 조밀하게 모인 별 무리들이 우주 얼굴의 코와 입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무시무시한 우주 얼굴은 그런 형상으로 영원히 우주를 영원히 응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성명에서 얼굴의 윤곽을 나타내는 고리 구조는 약 1억 년 동안 지속될 것이며, 두 은하의 완전한 합병에는 10억 년에서 20억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은하가 완전히 합병되면 저 섬뜩한 얼굴 형상도 크게 변형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에서 은하 충돌은 매우 흔한 일이지만, 이 같은 정면 충돌은 비교적 드물다. 이러한 충돌 유형은 특히 폭력적인 특성을 보이는데, 그로 인해 독특한 고리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NASA 관계자는 “은하가 이런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정면으로 충돌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 충돌로 은하의 가스와 먼지, 별 등로 형성된 디스크가 바깥쪽으로 당겨져 늘어남으로써 코와 얼굴을 형성하는 뚜렷한 별 고리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은하 충돌은 상대적으로 더 큰 은하가 작은 은하를 잡아먹는 형태를 보이는데, 우리은하 역시 과거에 여러 개의 작은 은하들을 잡아먹은 카니발니즘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은하 충돌은 드물게도 크기가 비슷한 두 은하가 충돌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우주를 응시하는 ‘두 개의 눈’은 이러한 동급 체급의 은하 충돌에서 나타나는 드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현미경자리에 있는 이 은하계는 ‘Arp-Madore 2026-424’라고 불리며, 지구로부터 7억 4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허블 사이트를 통해 “고리 모양의 은하는 드물며, 그 중 수백 개만이 심우주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허블 과학자들은 지난 6월 19일 비정상적인 상호작용 은하들을 조사하는 ‘스냅 샷’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이미지를 포착했다. 이러한 관찰은 NASA가 허블의 후임으로 2021년 우주로 올려질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관측 대상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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