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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포토+] ‘잿빛 필리핀’…화산재 뒤집어 쓴 파인애플에 농부 망연자실

작성 2020.01.15 17:36 ㅣ 수정 2020.01.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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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현지시간) 필리핀 루손섬의 한 파인애플 농장에서 농부 잭 임페리얼(49)이 화산재로 뒤덮인 파인애플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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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남부 바탄가스주 탈리사이에 세워진 필리핀 민족운동가 호세 리살의 동상이 화산재로 뒤덮여 있는 모습./사진=AP 연합뉴스
지난 1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카비테주 타가이타이섬 탈(Taal) 화산이 폭발한 가운데,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 때문에 잿빛 도시로 변해버린 인근 지역의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필리핀은 탈 화산 폭발로 인근 마을이 온통 까맣게 변했다고 보도했다. 또 농작물과 가축을 포함한 재산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5억 7739만 페소(약 132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필리핀 농무부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루손섬 남부에 화산재가 떨어지면서 쌀과 옥수수, 파인애플, 바나나 등 농작물 재배지가 큰 타격을 입었다. 가축 2000여 마리도 폐사하는 등 농가 피해가 막심하다. 15일 루손섬의 한 파인애플 농장에서는 화산재를 뒤집어 쓴 파인애플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농부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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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필리핀 남부 바탄가스주 로렐 마을 주민들이 화산재로 뒤덮인 지붕을 닦고 있다. 탈 화산은 0.5마일 높이로 화산재를 계속 내뿜고 있으며, 수천 명의 주민이 마을을 떠나 대피소로 향했다./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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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에 주차된 차들이 화산재로 뒤덮여 시꺼멓게 변해버렸다./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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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자원봉사자들이 필리핀 바탄가스주 화산 폭발 현장에 남겨진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사진=EPA 연합뉴스
필리핀 민족운동가 호세 리살의 동상도 화산재 때문에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을 어귀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음료수병들은 어떤 제품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산재가 짙게 붙어 있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화산 폭발 현장에 남겨진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탈 화산 폭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와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나토 솔리둠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 소장은 14일 “이전에 발생한 탈 화산 폭발이 몇 달간 지속됐다”면서 “현재의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솔리둠 소장은 “폭발적인 분출 가능성에 대한 경보는 아마 몇 주간 유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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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필리핀 남부 바탄가스주 아곤칠로 마을에서 한 주민이 소를 끌고 화산재 덮인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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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필리핀 남부 바탄가스주 아곤칠로 마을에서 옷으로 대충 입을 가린 채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 뒤를 강아지가 쫓아가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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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필리핀 남부 바탄가스주 로렐 마을에 덩그러니 놓인 음료수.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화산재가 짙게 떨어져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용암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탈 화산에서는 14일 현재까지도 높이 800m의 짙은 회색 증기가 분출됐으며,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에 계속 떨어졌다. 또 분화구 주변에서 다수의 균열이 새로 나타나고 화산 지진이 이어지는 등 훨씬 더 강력하고 위험한 폭발 징후를 보였다. 폭발 이후 반경 14㎞ 이내 주민 5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필리핀 정부는 화산재로 인한 재산피해를 보전하고자 인근 지역 농어민에게 긴급융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탈 화산의 화산재가 다른 화산재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와이대 켄 혼 화산학 교수는 화산재가 공기 중의 물 분자와 만나면 더욱 미세한 입자로 쪼개져 흡입하기 좋은 형태가 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호수에 둘러싸인 탈 화산의 화산재는 건강에 더욱 치명적일 거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화산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호흡기 질환에 따른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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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폭발 당시 필리핀 탈 화산의 모습./사진=AP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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