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70세 여성이 120세의 노모를 간이침대에 눕힌 채, 침대를 질질 끌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걸프뉴스 등 해외 매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주인공은 인도 오디샤주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군자 데이(70)라는 여성과 올해 120세가 된 그녀의 어머니다.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보편화 됐지만, 인도 내에서도 매우 외진 곳에 거주하는 이들 모녀에게는 영화 속 이야기나 다름없다.
인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70세의 딸은 최근 어머니에게 지급되는 연금을 인출하기 위해 현지의 한 은행을 방문했지만, 은행 직원으로부터 계좌 소유주를 확인할 수 있는 확인증을 지참해야 연금 인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은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 등에 문외한이었던데다, 어머니의 신분을 입증할 만한 서류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결국 이 여성은 어머니에게 지급되는 연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120세 된 노모를 간이침대에 눕힌 채 은행까지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당시 이 여성이 인출하려고 했던 어머니의 연금은 1500루피, 한화로 약 2만 4000원 정도였다. 70세의 딸과 120세 노모의 모습을 본 은행 직원은 현장에서 곧바로 연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 건넸지만,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퍼지면서 인도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영상을 본 현지의 한 정치인은 “70세의 딸이 지난 3개월간 지속적으로 어머니의 연금 인출을 요청했지만, 은행 측이 이를 거절했다. 이는 은행이 인도의 모든 법과 인간의 기본 인권을 무시한 행동”이라면서 “나는 이번 일이 오디샤주 전역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결국 은행 측도 이번 일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오디샤 주 정부 역시 여러 은행과 손잡고 고령의 주민을 위한 방문서비스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도에서 하루평균 소득이 1.9달러(2300원) 이하인 극빈층은 1억 7600만 명에 이른다. 빈곤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교육수준도 현저히 떨어지며, 지역에 따라 빈부 및 교육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