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산림청(IFS) 데바기쉬 샤르마는 이날 “바르하만의 한 연못에서 노랑 상자자라(Indian Flapshell turtle) 한 마리를 발견해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알비니즘 때문에 거북이 노란색을 띄는 것으로 추정했다.
알비니즘(albinism, 백색증)은 멜라닌 합성 결핍으로 피부, 모발, 홍채에 색소 감소 혹은 소실이 나타나는 선천성 유전질환이다. 종에 따라서는 10만분의 1 확률로 나타나기도 한다. 상자자라는 매우 흔하지만, 이렇게 등껍질은 물론 배와 몸통, 얼굴과 다리까지 온통 노란색인 알비노 거북은 드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림청과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놨다. 알비니즘이 루시즘(leucism)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루시즘은 눈을 제외한 나머지 피부나 깃털, 큐티클이 부분적 색소 소실로 희거나 밝게, 혹은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알비니즘과 루시즘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조건은 바로 눈 색깔이다. 알비니즘 개체인 알비노는 눈에 색소가 없어 혈관이 드러나기 때문에 분홍색이나 빨간색을 띠지만, 루시즘 개체는 일반 개체와 마찬가지로 검은 눈을 갖는다. 일견 타당한 추정인 것이, 실제로 공개된 노랑 거북의 눈 색깔은 과거 발견된 다른 알비노 거북과 달리 짙은 색을 띤다.
지난 7월 발견된 또 다른 노랑 거북은 알비노 개체가 맞았다. 당시 벵골만에 속하는 오디샤주 발라소르 해안에서 발견된 노랑 거북도 역시 상자자로, 등껍질과 배, 몸통, 얼굴과 다리 모두 노란색이었다. 다만 이번에 구조된 거북과 달리 눈이 연분홍빛을 띤 전형적인 알비니즘 개체였다.
현지 산림청은 일단 노랑 거북을 보호하며 조사를 더 진행할 계획이다.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담수에서 자라는 상자자라는 몸길이가 최대 37㎝까지 자라며, 악용 가치가 있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이른바 ‘몸보신’용으로 많이 희생되고 있다. 아직은 보존 상태가 안정적이지만, 생태학자들은 약용으로의 불법 거래 및 댐 건설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자라 생존을 위협할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