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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새해 0시의 기적…목걸이 덕에 총맞고 살아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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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겠죠."

아직 10살도 안 된 어린이의 말이지만 결코 과언은 아닌 듯싶다. 2021년 시작과 함께 총을 맞은 어린이가 기적처럼 생명을 건졌다.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목걸이 덕분에 받은 새해 선물이다.

아르헨티나 비야 마리아노 모레노에 사는 티시아노 메디나는 지난달 31일 밤(이하 현지시간) 사촌들과 함께 집 앞에 모여 있었다. 새해 첫날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폭죽놀이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아르헨티나에선 해마다 1일 0시가 되면 대규모 폭죽놀이가 벌어진다. 아찔한 사고가 벌어진 건 폭죽놀이가 시작된 직후다. 메디나는 "하늘에서 터지는 폭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세게 가슴을 때렸다"면서 "순간 쓰러지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이 갔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메디나는 자신이 겪은 일을 알지 못했다. 메디나는 "굉장한 통증을 느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면서 "함께 있던 사촌 동생들도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사촌 동생 중 한 명이 집에 들어가 "메디나가 쓰러졌다"고 알렸고, 이 말을 듣고 나온 이모가 쓰러진 아이를 일으키면서 사건은 그 실체가 드러났다. 메디나를 일으키던 이모는 우연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총탄을 발견했다.

순간 집안은 발칵 뒤집혔지만 어린이는 기적처럼 말짱했다. 가족과 친척들이 추론한 사건의 경위는 이랬다. 아이가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낀 부분이 목걸이를 걸고 있던 부분인 점, 바닥에 떨어진 총탄, 십자가목걸이의 예수상이 뒤쪽으로 심하게 밀려 있는 점 등을 볼 때 유탄사고가 분명했다.

아버지 다비드는 "총탄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건 아들이 지금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기적처럼 목숨을 건져준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선 해마다 폭죽놀이 때 폭발사고가 발생한다. 폭죽 대신 공포를 쏘는 사람들이 있어 유탄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메디나의 엄마 알레한드라는 "0일 자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처음 알게 됐다"면서 "앞으론 절대 밖에서 폭죽놀이를 구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TV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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