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거부에도 영상통화 17개 몰래 녹화…“녹화할 줄 모른다” 거짓말
하드디스크 부쉈지만 새 여친이 복사본 제출…싱가포르 법원, 징역 3개월 선고
싱가포르에서 한국인 남성이 전 여자친구와 나눈 사적인 영상통화를 몰래 녹화한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았다. 남성은 녹화 영상을 담은 하드디스크를 부쉈지만, 새 여자친구가 미리 복사해 둔 파일을 경찰에 제출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스톰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44세 한국인 남성이 전 여자친구와의 사적인 영상통화를 17차례 몰래 녹화한 혐의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현지 신민일보는 여성이 녹화하지 말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남성이 “녹화 방법을 모른다”고 속인 뒤 몰래 화면 녹화 방법을 익혔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2022년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틴더를 통해 만나 교제했다. 서로 다른 나라에 있을 때는 영상통화로 연락을 이어갔다. 여성은 통화 내용을 녹화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고, 남성에게 녹화 여부도 직접 물었다. 남성은 “화면 녹화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남성은 녹화 방법을 익혀 2023년 2월부터 10월까지 15일에 걸쳐 영상을 몰래 저장했다. 영상은 각각 약 7분에서 56분 길이였다. 그는 이 파일들을 싱가포르 자택의 하드디스크에 보관했다.
집 청소하다 발견한 하드디스크…새 여자친구가 영상 복사이후 남성과 교제한 37세 여성은 2024년 1월 6일 남성의 집을 청소하다 하드디스크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전 여자친구와의 영상통화를 녹화한 파일들이 들어 있었다.
새 여자친구는 다음 날 남성에게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남성은 파일이 범죄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하드디스크를 파괴했다. 그러나 새 여자친구는 그보다 먼저 영상의 복사본을 만들어 둔 상태였다.
그는 같은 해 5월 전 여자친구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연락해 녹화 사실을 알렸다. 피해 여성은 남성에게 사실관계를 따져 물었다. 남성은 증거를 이미 없앴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법정에서도 녹화 사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피해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다. 새 여자친구도 보관 중이던 영상 복사본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남성이 하드디스크를 부쉈어도 녹화 사실을 확인할 자료는 남아 있었던 셈이다.
“몰래 녹화하지 말라”는 요구에도…법원, 징역 3개월재판에서 남성 측은 전 여자친구와의 정서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영상을 보관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검찰은 피해 여성이 녹화를 명확히 거부했는데도 남성이 오랜 기간 의도적으로 영상을 남겼다며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징역 3개월 2주를 구형했고, 법원은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현지 법원은 피해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남성의 이름을 비롯해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의 보도를 금지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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