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개발·건조는 경쟁입찰…보안 핵심 원자로·미사일은 관급
사업타당성 조사 면제·별도 심층검토…2027년 사업 착수 추진
한국 첫 핵추진잠수함의 선체 개발·건조 업체를 경쟁입찰로 선정한다. 동력원인 원자로와 일부 핵심 미사일은 정부가 별도로 확보해 업체에 제공한다. 조선업체의 설계·건조 역량은 경쟁시키면서 보안이 중요한 장비는 국가가 직접 확보하는 방식이다.
방위사업청은 6일 국방부에서 열린 제17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장보고 N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장보고 N은 핵추진잠수함을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방사청은 선체와 각종 장비를 하나의 잠수함으로 완성하는 체계종합을 업체에 맡기되, 원자로 등 핵심 장비는 정부가 공급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사업 추진 방식은 구체화했지만, 핵연료 조달은 국제 협력과 연결된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도 연료 확보 방안을 포함한 사업 요건을 양국이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체는 경쟁으로…원자로는 보안 고려해 정부가 확보
방사청은 선행연구를 통해 국내 조선업체들의 잠수함 설계·건조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대신 경쟁입찰로 체계종합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반면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일부 핵심 미사일에는 정부가 직접 개발·확보해 제공하는 ‘관급’ 방식을 적용한다. 방사청은 원자로가 잠수함의 동력원이면서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장비라는 점을 설명했다.
관급은 정부가 확보한 장비를 계약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원자로의 모든 부품을 직접 생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선업체가 담당할 잠수함 체계종합과 원자로 확보의 계약·공급 경로를 구분한 것이다.
사업타당성 조사도 면제받았다.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사업은 예외적으로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기획예산처가 조사 제외를 결정했다. 다만 별도의 심층검토는 진행하며, 총사업비는 보안 특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자로와 핵연료는 별개…한미 협력·비확산 약속도 중요
정부가 원자로를 확보해 공급하는 것과 원자로에 넣을 핵연료를 조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국방부는 지난 5월 개발 기본계획에서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하고, 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도록 장주기 운전이 가능한 추진체계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공동 팩트시트에서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한 사업 요건을 한국과 협의하겠다고 명시했다. 다만 이 문서 자체가 구체적인 핵연료 공급 계약이나 원자로 기술이전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뉴스도 지난 8월 장보고 N 사업을 분석하며 핵연료 조달을 주요 과제로 짚었다. 당시 매체는 한국이 관련 특별법안에 핵무기 개발·보유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한 데 주목했다. 핵추진과 핵무장을 구분하는 비확산 약속이 미국과 국제 안전조치 기관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타당성 조사 면제는 2027년 사업 착수 구상을 뒷받침하는 조치다. 실제 선체 건조를 시작하는 착공이나 원자로 개발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전력화 목표는 2030년대 후반 이후이며, 앞으로 선정할 체계종합 업체의 선체 개발과 정부가 공급할 원자로·핵심 장비의 확보 일정을 맞춰야 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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