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10대 소녀와 젊은 여성 사이에서 피임을 위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전략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은 15~29세 여성 12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관계를 가졌지만 임신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633명 중 4분의 1이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사후 피임법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사후 피임법을 사용한 응답자 중 약 9%는 응급피임약이나 자궁 내 피임 장치 등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16%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기도(9.4%), 질 세척(6%), 제자리에서 뛰거나 운동(3.3%), 경구 투여(1.9%), 복부나 자궁을 주먹으로 치는 행위(1.4%), 약물이나 비타민 복용(0.9%) 등이 포함됐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 그룹의 약 20%는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동시에 사용했다고 답했는데, 특히 ‘기도’와 ‘질 세척’을 함께 실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은 미성년자와 백인이 아닌 응답자 사이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라일리 J.스타이너는 “우리는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여겨지거나 이러한 행동 때문에 비난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그들이 (피임이라는)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법을 알리기 위해 운영돼 온 미국의 타이틀 X 프로그램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적 변화를 겪는 가운데 발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타이틀 X 사업을 운영하는 86개 지원기관 중 16곳에 지급할 예정이던 약 6580만 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보류했다. 지난 3월에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도입된 양질의 가족계획 서비스 기준 준수 의무와 형평성·포용성을 사업 목표로 설정해야 하는 요건을 새 지침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에 피임을 중심으로 했던 타이틀 X 사업을 임신·출산 지원 방향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2026년 차기 사업자 선정 지침에서는 피임 접근성과 원치 않는 임신 예방보다 자연적 임신주기 인식법 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방향이 제시됐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타이틀 X 지원기관이 낙태 상담이나 낙태 의료기관 의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변경한 바 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철회했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편 보건의료, 교육, 환경, 이민, 낙태권 등을 다루는 미국 비영리 언론 스테이트라인의 지난 2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성교육은 미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앨라배마주의 공화당 소속 케이 아이비 주지사는 성교육의 초점을 “성적 위험 회피’(금욕 교육)에 맞추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4학년 이전의 학생에게는 성교육을 금지하고 낙태를 제공하거나 조장하는 단체는 활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해당 주에서는 강사들이 학생들에게 피임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부모는 성교육 수업 참여를 거부할 수 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토니 에버스 주지사가 2026년 4월 학교의 인간 성장·발달 교육 과정에 입양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반면 애리조나주에서는 케이티 홉스 주지사가 피임 및 성병 관련 상담·검사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입양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인신매매, 데이트 폭력, 디지털 폭력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한편 미국 10대와 젊은 여성들의 비과학적 피임 의존 경향을 다룬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미국의 성 연구 전문 학술지인 ‘성 연구 저널’에 게재됐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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