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적인 성관계’를 맺는 커플들의 속마음에는 상대방이 불륜을 저지를까 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F.시드 두건 심리학 교수 연구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중에서도 지난 4주 동안 성생활 경험이 있는 252명(여성 176명, 남성 76명)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의 연령은 18~24세였으며 관계 지속 기간은 0개월에서 84개월까지 다양했다. 참가자들의 과거 연인의 수는 평균 3.4명, 성적 파트너 수는 평균 3.99명으로 비슷했다.
참가자들은 관계 유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빈도를 묻는 질문에 1(거의 없음/전혀 없음)부터 5(거의 항상/항상)의 숫자로 답했다.
또 의무감에 의한 성관계 빈도 측정을 위해 참가자들이 파트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될까 봐, 화를 낼까 봐, 함께 있고 싶어 하지 않을까 봐, 또는 떠날까 봐 두려워서 얼마나 자주 성관계를 갖는지 묻는 4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사용했다.
그 결과 여성과 남성 참가자가 의무적 성관계를 비교적 드물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녀 성별에 따른 격차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여성과 남성 모두의 평균 점수는 척도의 최솟값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대부분의 참가자가 의무적 성관계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음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권을 막론하고 남녀 간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성욕이 훨씬 강하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의무적인 성관계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의무적 성관계가 대부분의 연애 관계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의무적 성관계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파트너의 외도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을수록, 할수록, 그리고 신경증적 성향이 높을수록 참여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배우자의 외도 가능성에 대한 인식연구진에 따르면 배우자의 외도 가능성을 높게 인식한 참가자들은 의무감에 의한 성관계를 더 많이 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여성과 남성을 따로 분석했을 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배우자의 외도 가능성을 11%로 추정한 반면, 남성은 10% 미만으로 추정했으며, 외도 가능성을 높게 추정할수록 의무감에 의한 성관계 횟수도 높았다.
연구를 이끈 두건 박사는 “성관계가 항상 육체적, 정서적 쾌락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성관계를 맺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그중 하나가 연인의 외도를 막기 위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의 실질적인 의미는 의무적 성관계를 무조건 부정적이거나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흔히 사람들이 성적 욕구를 느낄 때만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행위는 즉각적인 성적 만족 이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만 우리 연구가 성적 욕구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관계 유지를 위해 연인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달 15일 국제 학술지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에 게재됐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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