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 추가요금 내고 벽 옆에 앉아…예약 때 창문 부재 미고지 주장
美 법원, 델타항공 소송 기각 요청 거부…배상 책임 판단은 아직
창가석에 앉으려고 돈을 더 냈는데 정작 옆에는 창문이 없었다. 이런 경험을 한 승객들이 델타항공을 상대로 낸 소송을 미국 법원이 계속 심리하기로 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의 라몬 레예스 판사는 전날 델타항공의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가 요금을 낸 승객에게 창문이 있는 좌석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소송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법원이 델타항공의 계약 위반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소송은 지난해 8월 시작됐다. 승객들은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을 상대로 각각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추진하며 소장을 냈다. 창가석으로 안내한 좌석이 실제로는 창문 없는 벽 옆에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창가석 골랐는데…예약 화면에는 없던 설명
승객들이 문제 삼은 것은 창문이 없다는 사실을 예약 과정에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그 좌석을 고르거나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델타항공을 상대로 낸 소장에는 항공사가 현금뿐 아니라 크레디트나 포인트 등으로도 추가 대가를 받고 창가석을 배정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승객들은 창문을 기대하고 비용을 지불했는데, 약속한 좌석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소송에서 거론한 기종은 일부 보잉 737·757과 에어버스 A321이다. 이들 항공기에는 냉방용 덕트나 전기 배선 등 설비 배치 때문에 창문을 설치하지 않은 구간이 있다. 같은 기종이라도 항공기 내부 구성에 따라 좌석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
승객들이 창가석을 찾는 이유도 다양하다. 소장에는 비행 공포나 멀미를 줄이려는 목적, 아이에게 창밖을 보여주려는 목적, 자연광이나 경치를 즐기려는 목적 등이 제시됐다.
델타는 좌석 보장 의무 부인…법원은 추가 심리
델타항공은 운송약관을 근거로 특정 좌석을 보장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운항 과정에서 좌석 배치가 다른 항공기로 교체하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델타의 미국 국내선 운송약관에는 좌석 배정과 항공기 종류 등을 보장하지 않으며, 운항상 필요에 따라 이를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레예스 판사는 이 같은 약관이 추가 대가를 낸 창가석 승객에게까지 적용되는지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델타항공은 이번 결정에 대한 로이터의 질의에 진행 중인 소송에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을 상대로 한 유사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지난 7월 유나이티드항공의 소송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 두 사건 모두 승객들이 요구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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