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3만 명을 넘어 서면서 세계 최고를 또 경신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3만 2730명으로, 전날 31만 4835명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도는 이날 신규 사망자 수에서도 2263명으로 자체 최다 기록을 세웠다. 누적 사망자 수는 18만 6920이다.
사망자가 급증함에 따라 전국의 화장장은 시신을 화장하려는 유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CNN과 로이터가 공개한 영상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뉴델리의 수많은 시신이 쉴 새 없이 화장되는 뉴델리의 한 화장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대규모 화장장에는 시신을 구덩이에 넣고 화장하기 위한 구덩이들이 질서 없이 늘어서 있다. 현지의 한 의료인은 “최악의 날이다. 5살 아이와 15살 아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까지 사망해 화장장으로 보냈다”면서 “너무 많은 아이들이 죽고 있다. 사망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이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사망해서 이들을 화장할 화장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리는 지금 매우 힘든 시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전역의 화장터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 있는 한 화장장은 지난 2주 동안 매일 최대 20시간씩 화장을 이어간 탓에 전기로 굴뚝 일부가 무너지거나 금이 갔다. 한 화장터의 용광로는 식힐 틈도 없이 가동되다가 결국 철제 틀이 녹아내리기도 했다.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기 직전이라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뉴델리 등 일부 지역의 의료진들은 ‘산소 비상사태’를 호소하고 있다. 뉴델리에서는 50대 한국 교민이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제때 구하지 못했고, 결국 치료 도중 사망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보건 당국 관계자 등과 긴급 회의를 열고 범국가적인 산소 확보 방안을 모색했다. 정부는 산업용 산소를 의료용으로 긴급 투입하기로 했고, 뉴델리 당국은 주변 지방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공급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주민의 방역 태세가 크게 해이해진 상황에서 감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인도의 감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