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에디스코완대(ECU) 연구진은 베이커 심장·당뇨병 연구소의 코호트 연구인 ‘호주 당뇨·비만·생활방식 연구’(AusDiab)에 참여한 호주인 7675명의 5년간 자료를 자세히 조사해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사과와 바나나, 오렌지, 복숭아, 배 그리고 자두 등 여러 종류의 과일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를 보고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사과의 경우 하루에 적어도 2개 이상(300g)을 껍질째 먹는 사람은 반 개 이하(75g)로 먹는 이들보다 인슐린 감수성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니컬라 본도너 박사는 “우리는 과일 섭취와 인슐린 감수성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는데 이는 더 많은 과일을 섭취한 사람들이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덜 생산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이는 혈중 인슐린치가 높은 상태(고인슐린혈증)라면 혈관이 손상될 수 있고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혈압, 비만, 심장질환과도 관계가 있어 중요하다”면서 “과일을 껍질째 먹는 등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훌륭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는 과일 주스를 섭취했을 때 똑같은 건강상 혜택은 관찰되지 않았다. 본도너 박사는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지고 당뇨병 위험이 낮아진 것은 과일 주스가 아닌 과일을 껍질째 섭취한 사람들에게만 관찰됐다”면서 “이는 주스가 설탕 함량이 훨씬 더 높고 섬유질은 더 적게 든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일이 인슐린 감수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본도너 박사는 다면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는 “과일은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식물 화학물질과 혈중으로의 당분 방출을 조절하고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포만감을 느끼도록 돕는 섬유질의 훌륭한 공급원”이라면서 “대다수 과일은 전형적으로 당지수가 낮아 과일의 당분이 소화돼 체내에서 더 천천히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내분비학회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신호(6월2일자)에 실렸다.
사진=에디스코완대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