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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노예제 찬성한 美 장군 동상, 13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작성 2021.09.09 10:37 ㅣ 수정 2021.09.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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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년 만에 철거되는 미국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버지니아주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이 동상인 리 장군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해 왔다는 이유 등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돼 왔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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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연합의 상징이자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온 로버트 리 장군의 대형 동상이 결국 철거됐다.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1861~1865) 당시 남부 연합을 이끌었으며, 그를 기념하는 미국 최대 동상은 이를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전쟁 당시 그의 군대가 북부의 흑인들을 잡아 노예로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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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년 만에 미국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이 철거되자 환호하는 사람들. 버지니아주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이 동상인 리 장군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해 왔다는 이유 등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돼 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전역에는 리 장군의 이름을 딴 도로와 학교들이 있고 동상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노예제 존치를 주장하며 내전을 일으킨 남부연합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7년 8월에는 동상 철거 주장에 반대하는 우익의 극단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위를 벌인 우익 단체에 “아주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백인 경찰관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촉발된 ‘흑인도 소중하다’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리 장군의 동상은 다시 한번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버지니아주 대법원은 지난 2일 리 장군 동상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과 동상 건립 부지를 제공한 사람의 후손이 각각 제기한 소송에서 동상 철거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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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년 만에 철거되는 미국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버지니아주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이 동상인 리 장군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해 왔다는 이유 등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돼 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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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으로 8일 오전, 동상은 세워진 지 131년 만에 철거되기 시작했다. 철거 작업자들은 은 6.4m의 동상을 12.2m이 화강암 받침대에서 들어 올린 후 땅에 내려놓았고, 이를 보던 수많은 시민은 환호성을 보냈다.

동상은 리 장군의 상반신 부분과 말에 타고 있는 하반신 부분으로 분리한 뒤, 동상의 몸통 부분을 먼저 잘라내는 방식으로 철거됐다. 두 조각으로 분리된 동상의 향후 ‘목적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당국은 처리 방식이 결정될 때까지 안전한 국유 보관 장소에 옮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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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년 만에 철거되는 미국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버지니아주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이 동상인 리 장군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해 왔다는 이유 등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돼 왔다. AP 연합뉴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동상의 철거는 연방국으로서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면서 “노예제를 지지했던 인물이 너무 오래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동상 등 상징물이 인종 간 갈등과 충돌의 도화선이 되기도 하고, 인종갈등이 심화될 때 동상이 공격을 받기도 한다. 남부 빈곤 법률 센터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300개 이상의 남부연합과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 제거됐고, 약 2000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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