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살레하(40)라는 이름의 여성은 청소부로 일하고 있지만 550달러(약 65만원)의 빚을 갚지 못하고 생활고가 심해지는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빚을 진 남성에게 3살 된 딸을 팔았다고 고백했다. 빚에 팔려간 아이들은 집안일을 거들거나, 조금 더 자라면 조혼 및 강제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 여성은 청소부로 일하면서 하루 70센트(약 830원)을 간신히 벌고 있고, 남편은 현재 직업이 없어 결국 빚 대신 어린 딸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삶이 이렇게 계속 끔찍하다면, 나는 내 아이들을 죽이고 나 역시 스스로 죽고 말 것”이라면서 “당장 오늘 저녁에도 뭘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 역시 “내 딸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돈을 벌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레하 부부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돈 대신 어린아이를 받은 채권자는 “나 역시 돈이 없는 상황인데, 그들이 내게 돈을 갚지 않았다. 그들의 딸을 데려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엔개발계획(UNDP)은 아시아태평양 사무국장인 카니 위그나라자는 “아프가니스탄의 빈곤율은 1년 안에 97% 또는 98%에 달할 것”이라면서 “아프가니스탄은 내년 중반까지 ‘보편적 빈곤’(universal poverty)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2001년 미국이 탈레반을 축출한 뒤 아프가니스탄은 1인당 소득이 두 배로 늘어나고 평균 교육 기간이 늘어나는 등 몇 가지 발전상의 이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뒤 경제적 압박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미국에 있는 아프간 정부의 자산 90억 달러(약 10조원)를 동결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대신 탈레반을 경제 및 외교 수단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탈레반 자금 동결 조치가 탈레반보다 아프간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실제로 아프간의 금융·무역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아프간은 식료품과 생활 필수품, 의료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 고위급과 한 첫 회담에서 아프간 중앙은행 자금 동결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