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불순 등으로 수차례 유산을 경험했던 양 씨가 최근 일명 임신촉진제로 불리는 배란촉진제를 과다 사용하면서 다수의 태아를 임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료를 담당했던 의료진들은 양 씨와 태아 건강을 위해 태아 중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들은 “쌍둥이 분만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임신 중이나 출산 도중에도 산모나 태아 모두에게 더 많은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둥이 출산 시 조산아로 태어나거나 과소 체중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의료진들은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남아 6명, 여아 2명 등 총 여덟 쌍둥이가 태어난 당시에도 아기들은 예정일보다 9주나 이른 조산아로 출생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의 수는 총 46명에 달했다.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수의 의료진이 보조했던 것. 실제로 출생 직후 5명의 아기들은 산소 공급 부족으로 호흡기로 연명, 이후 긴 휴식기를 통해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998년 미국 휴스턴에서는 여덟 쌍둥이가 태어났으나 병약했던 한 아기가 출생 일주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양 씨를 담당하고 있는 병원 의료진들은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 외과 수술 도구 대신에 바늘같이 얇은 수술 도구를 이용해 자궁 내 여덟 쌍둥이 태아 중 건강한 태아를 선별해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술은 다수의 쌍둥이를 임신한 고위험군의 산모에게 권장하는 수술이다.
양 씨를 담당한 한 의료진은 “실제로 배란촉진제 투여를 받은 여성 중 상당수가 쌍둥이 임신에 성공한다”면서 “최대 9명의 태아를 임신한 여성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의료진의 의견에 대해 산모 양 씨의 가족들은 산모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태아 중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에 동의한 상태다.
다만 산모 양 씨는 과거 수차례 유산 경험이 있었다는 점에서 임신에 성공한 태아 8명을 모두 출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양 씨는 “가족들이 최대 4~5명의 아이를 출산해 기르기를 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 모두를 출산해 기르고 싶다. 생리가 불순한 탓에 언제 다시 임신에 성공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축복과 같은 아이들이 찾아왔기에 누구 하나 포기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편, 중국에서 일명 임신촉진제로 불리는 배란촉진제 복용자가 늘면서 쌍둥이 출산이 급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장쑤(江蘇)성 난닝(南寧)시 모자위생병원에서는 단 1주일동안 10쌍의 쌍둥이와 1쌍의 세쌍둥이가 출생한 것이 현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는 불임 부부 치료를 목적으로 한 배란촉진제가 상용화되면서 쌍둥이 출산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