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앗, 실수!” 태아에 치명적인 항암제 처방한 中 병원, 황당 대처

작성 2022.01.14 10:50 ㅣ 수정 2022.01.14 10:50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눈물로 피해를 호소하는 중국 임산부 푸 씨
유산 징후를 느낀 임신 2개월의 여성이 병원을 찾았다가 임산부 복용이 금지된 항암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전문의료센터에 소속된 의료진의 실수로 벌어진 어의 없는 사건이었다. 

중국 법제망은 최근 충칭시 장수구에 거주하는 29세의 임산부 푸 모씨가 여성전문의료센터를 찾았다가 담당 의료진의 실수로 항암제를 처방받고 이를 복용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푸 씨는 지난해 10월 첫 아이를 임신한 이후 최근 들어와 유산 징후를 느끼던 중 지인들이 추천한 이 지역 최대 규모의 여성전문의료센터를 찾았다가 이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 후 줄곧 직장생활과 집안일을 병행했던 푸 씨는 불임으로 고생을 해왔는데, 지난해 말 어렵게 성공한 첫 임신이었다. 

이 때문에 임신 직후 푸 씨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요양을 하던 중 유산 증세를 느끼고 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 푸 씨를 진료했던 의료진들은 그에게 유산 징후가 있다고 판단, 일명 ‘태아보호제’로 불리는 의약품을 처방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푸 씨에게 제공된 약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활용되는 항암제였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푸 씨는 병원을 찾은 당일 약국 직원으로부터 캡슐형의 알약 두 종류를 전달받고 귀가했다. 이날 약국에서 푸 씨에게 제공한 약품은 여성의 폐경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탓에 임산부에게는 처방이 금지된 약품이었다. 

또 동물 실험에서 생식성 독성이 발견돼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에게 처방이 금지된 제품으로 확인됐다.

확대보기
▲ 병원에서 진료받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진료 영수증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그는 약을 복용한 당일 오후 병원 관계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은 후에야 자신에게 처방된 약품이 항암제였다는 것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미 푸 씨는 몇 차례 해당 약품을 복용한 후였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사건 이후 병원 측이 푸 씨에게 보여준 후속 대처였다. 병원 관계자는 푸 씨에게 “병원에서 항암제를 태아보호제로 잘못 알고 처방을 잘못했다. 미안하다”면서도 “임신한 아이를 낳고, 안 낳고 여부는 푸 씨의 선택에 달려있을 뿐이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 병원 의료진 A씨 역시 사건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산부가 이 약을 복용했다면,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것을 권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모든 결정은 환자 자신이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병원 측은 해당 약품이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사건 이후 푸 씨는 피해 사실을 현지 언론에 제보, 각종 온라인 SNS에 게재해 문제를 공론화했다. 또, 푸 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관할 위생건강위원회에 고발한 상태다. 

그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호소한 영상에서 “정말 오랫동안 고대하던 임신이었다. 정말로 엄마가 되고 싶다”면서 “병원에서 이번 일로 피해 보상금을 얼마를 주던 그건 필요없다. 나는 다만 엄마가 되고 싶을 뿐이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환자가 병원을 찾아올 때 약을 제대로 처방하고 제조하는 것은 모두 병원과 의료진의 책임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이 공론화되자 해당 의료센터에서는 “병원에 고용된 의사와 약사가 의약품 관리 및 제조에 잘못을 한 것이 명백한 만큼 피해자에게 사죄한다는 의견을 전한다”면서도 “이미 사건이 벌어진 만큼 환자와 더 협의해나갈 것이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1살 아기 성폭행한 현직 경찰, ‘비겁한 변명’ 들어보니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이상한 성관계’ 강요한 남편…“부부 강간 아니다” 법원 판
  • 마라톤 대회서 상의 탈의하고 달린 女선수에 ‘극찬’ 쏟아진
  • 女 400명 성폭행하는 정치인 영상 ‘발칵’…“2900여개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비극적 순간…도망치는 8살 아이 뒤통수에 총 쏴 살해한 이스
  • 아내와 24세 스님 신분 양아들의 불륜 현장 촬영한 태국 남
  • 14세 소녀 강간·임신시킨 남성에 ‘물리적 거세’ 선고…“가
  • “내가 남자라고?”…결혼 직전 ‘고환’ 발견한 20대 여성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