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E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부인했지만, 오늘 아침 수미 지역 국경 마을에 플레셰트로 가득 찬 포탄이 떨어졌다”며 “플레셰트는 민간 건물을 파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키이우 인근 부차와 이르핀 시신에서도 동일한 플레셰트가 발견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30일 오전 7시 30분쯤, 러시아군이 수미 지역 마을에 플레셰트로 가득 찬 포탄을 뿌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주거 지역에서 이런 무차별적 공격을 퍼부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가 입장을 밝혀야 할 전쟁 범죄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미주 쇼스트카시에선 3㎝ 안팎의 쇠화살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프랑스어로 ‘작은 화살’을 뜻하는 플레셰트는 이름 그대로 작은 손화살(다트) 혹은 못 모양이다. 본래 총알로 쓰였지만, 제1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무기로 바뀌었다. 이후 일정 높이에서 폭발하는 폭탄이나 포탄에 플레셰트를 넣어 사방으로 흩뿌리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도 사용된 플레셰트탄은 최대 축구장 3배 넓이까지 영향을 미친다. 탁 트인 개활지에 흩어진 보병을 공격하는 데는 최적화된 무기인 셈이다. 이스라엘은 2008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 때 플레셰트탄을 사용했는데, 당시 카메라를 무기로 오인하고 플레셰트탄을 쏴 카메라맨 등 민간인 8명을 죽였다.
국제인권단체는 플레셰트탄이 민간인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집속탄, 소이탄 등 다른 비인도적 무기와 더불어 플레셰트탄을 계속 사용 중이다. 3월 키이우 인근 부차와 이르핀에서도 플레셰트탄 사용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국제앰네스티는 “플레셰트탄은 민간인이 많은 지역에서 사용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