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싱은 지난해 7월 블루투스 이어폰 이어원(ear⑴)을 공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낫싱 이어원은 여느 중국 모바일 기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스루 디자인을 앞세워 이목을 집중 시켰다. 시스루(see through)는 패션 용어지만 제품에 사용하면 투명한 소재를 사용하여 기기의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든 디자인을 뜻하기도 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8월 패션 플랫폼 무신사(MUSINSA)에서 진행한 사전예약 행사에서는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패션에 민감한 10~20대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낫싱 폰원 역시 이어원과 마찬가지로 투명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낫싱은 이어원 발표 당시 해당 디자인에 대해 ‘제품에 꼭 필요한 요소는 포함하되, 꼭 필요하지 않는 요소들은 제거함으로써 간결하지만 완벽함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폰원의 디자인은 투명한 외형을 제외하면 애플의 아이폰과 상당히 유사해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먼저 아이폰12 시리즈가 유행시킨 각진 측면과 애플 제품의 대표적인 둥근 모서리는 폰원에 그대로 녹아있다. 게다가 후면 카메라는 아이폰Xs 시리즈 듀얼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다. 마치 여러 세대의 아이폰의 특징을 모아서 투명 소재로 마감한 느낌을 준다. 디자인 차별화를 내세우는 브랜드인 만큼 실망스러운 목소리도 크다.
한편, 낫싱 폰원의 성능은 중저가 모델치고 꽤 준수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는 퀄컴의 스냅드래곤7 1세대(Snapdragon 7 Gen 1)를 탑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냅드래곤778G의 후속 모델인 스냅드래곤7 1세대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각 각 20%, 30%의 성능 개선을 특징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4K 동영상 촬영과 2억 화소 사진 촬영을 지원하는 이미지신호프로세서 (image signal processor)를 탑재해 중고급형으로 분류된다.
디스플레이는 FHD+ 해상도와 90㎐의 화면 주사율을 특징으로 하는 OLED 패널이 사용될 전망이다. 넉넉한 사용시간을 위해 4500㎃h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며 45W 급속 유선 충전 및 15W 무선 충전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낫싱 폰원은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8㎇램, 128㎇ 저장 공간을 가진 기본 모델의 국내 출고가는 40~60만원 사이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MC사업부가 철수한 지금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2022년 1분기,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은 삼성이 77%, 애플이 22%로 양분하고 있다. 낫싱에 앞서 진출한 샤오미와 모토로라의 점유율을 합해도 1% 밖에 되지 않아 국내 스마트폰은 애플을 제외한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고 볼 수 있다. 낫싱의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이어원의 성공이 스마트폰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박세헌 IT 칼럼니스트 mratoz01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