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왕이망 등은 이번 월드컵에 중국 기업들이 무려 13억 9500만 달러를 후원하면서 미국 기업의 11억 달러를 크게 앞질러 최대 규모의 투자액을 달성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을 위해 중국은 중국철도와 중국전기, 싼이중공업, 건설자재업체인 징궁강거우, 방산업체인 거력삭구, 전자업종인 주명과기, 진룽자동차, 위룽버스 등의 과감한 투자를 허가한 바 있다.
또, 완다그룹, 글로벌 가전 제조사 하이센스, 유제품 제조 업체 멍니우, 휴대폰 제조 업체 비보 등 총 4개의 중국 대기업은 이번 월드컵의 공식 스폰서 기업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자본을 동원한 투자 사실이 공개되자, 현지 누리꾼들은 오히려 ‘중국은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만 월드컵에 못갔을 뿐 다른 모든 분야 관련자가 월드컵행에 성공했다’면서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중국은 이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0차전에서 오만에 0-2으로 완패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중국 매체 중화망은 이번 월드컵과 관련해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축구공 중 일부가 파키스탄에서 생산, 공급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식 물품들은 중국에서 공급된 것들’이라면서 ‘경기장 건설부터 숙박시설 건설, 선수들 유니폼과 보안 요원들의 유니폼, 대기업 스폰서와 자이언트 판다까지 모두 중국산’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매체는 ‘카타르 월드컵은 중국산 제품들에 둘러싸여 개막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자 중국 국영방송 CCTV의 간판급 아나운서인 바이옌쑹(白岩松)은 “판다까지 모두 카타르에 갔는데 중국 축구대표팀만 가지 않았구나”라면서 자조했다.
한편, 월드컵이 개최된 카타르는 건조한 사막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수도 도하에서 15㎞ 떨어진 사막에 ‘루셀’이라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 8개의 전용 경기장을 월드컵 홈구장으로 만들었다. 또 도심 곳곳에 공공 에어컨 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인데 해당 시설 건설에 중국발 투자금이 활용됐으며, 그 덕분에 기존 30도에 육박했던 평균 온도가 20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