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쓰레기통에 밥 있다”…초등생 딸 굶긴 비정한 의붓아빠 [대만은 지금]

작성 2023.08.17 09:06 ㅣ 수정 2023.08.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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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료사진(123rf)
대만 남부 가오슝시에서 린씨가 자신의 의붓딸 A양에게 10개월 동안 음식을 주지 않은 혐의로 징역 4년 2개월형을 받았다. 15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대만 최고법원은 린씨에게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2020년 9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린씨의 의붓딸 A양은 교실 쓰레기통을 뒤지며 버려진 음식을 찾아 먹고 학우들에게 음식을 구걸하거나 음식을 훔쳐 먹기도 했다. A양은 더운 날씨에도 긴옷을 입고 있었다. 수상히 여긴 담임교사가 A양의 몸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 여러 상처와 흉터들이 발견돼 경찰과 사회국에 즉시 도움을 청했다. A양은 미혼모 황씨의 딸이었다. 황씨는 A양이 5살이 되었을 때 린씨와 결혼을 했고 그 사이에서 딸 하나를 낳게 됐다.

황씨는 막내 딸을 돌보려고 A양을 린씨에게 맡겼다. 린씨는 10개월 동안 A양에게 먹을 것을 거의 주지 않은 채 밖에서 음식을 훔치거나 구걸 또는 쓰레기통을 뒤져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먹게 했다. 검찰은 A양의 몸에서 상처들이 다수 발견했고 체중이 13.5㎏으로 줄은 것을 확인했다. 검찰 조사에서 엄마 황씨는 아이의 점점 말라가는 원인을 알고자 병원 네 곳을 전전긍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불기소됐다. 재판부는 영유아 발달 방해 혐의로 린난에게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양 증언에 따르면, A양은 린씨와 함께 살게 된 이후 밥을 배불리 먹지 못했다. A양이 밥을 한 입 먹으면 바로 음식을 치워버렸다. 사과는 단 세 조각만 줬다. A양이 음식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회초리나 손으로 A양을 때리고 음식은 A양의 손이 닿지 않도록 가장 높은 곳에 뒀다.
재판에서 린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의로 못 먹게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사건이 알려진 뒤 보호소로 옮겨진 A양은 체중과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정엽 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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