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경을 밝히고 있는 빛의 대부분은 물론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로부터 온 것이지만, 바닷가 모래톱에 넘실거리는 파도의 푸른빛은 야광충 플랑크톤이 발산하는 빛이다. 야광충은 1㎜길이의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자체발광 능력을 지녀 ‘발광 플랑크톤’으로 불리며,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에 번식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세한 생물은 푸른빛을 발산하는데, 이는 포식자를 놀라게 하여금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선명한 푸른빛은 주로 발광 플랑크톤이 대량 포함된 파도가 해변에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이다.
보름달이 거의 수직으로 하강하는 것은 관찰자가 지구의 적도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또한 달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붉게 보이는 것은 달이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지구 대기층이 두터워지면서 달빛 중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을 산란시키고 파장이 긴 붉은빛을 많이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차량의 뒤에 달린 경고등이 붉은빛인 이유도 빛의 진행을 방해하는 먼지나 안개 등을 잘 관통하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약 1년 전 몰디브의 소네바 푸시 섬에서 촬영되었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