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WSJ가 1면 톱기사를 공백으로 낸 것은 현재 러시아에 장기 구금 중인 자사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32)의 석방을 촉구하고 러시아 당국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3월 29일 WSJ의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일하던 게르시코비치는 예카테린부르크의 한 식당에서 취재원을 만나던 중 간첩 혐의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 당시 FSB는 “게르시코비치가 미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으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이에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당초 지난해 5월 29일까지였던 구금 기간은 3개월 씩 계속 길어졌으며, 최근 모스크바 법원은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게르시코비치의 구금 1년을 맞아 성명을 통해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며 “게르시코비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진실의 빛을 비추기 위해 안전 위험을 무릅쓴 채 기자로서의 일을 하기 위해 러시아로 갔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당국의 게르시코비치 구금은 전적으로 부당하고 불법적”이라면서 “나 역시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송환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WSJ는 이날 ‘빼앗긴 1년’이라는 제목으로 게르시코비치에 대한 특집 기사와 함께 그의 기사가 게재될 수 있는 지면의 일부 역시 빈공간으로 발행했다.
박종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