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들판 위에 해치가 열린 채 방치된 러시아군의 전차가 보이며 그 위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확인된다. 이어 드론은 마치 영점을 조준하듯 전차 위를 비행하다가 열린 해치 안으로 정확히 수류탄을 투하한다. 이어 전차는 큰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이며 파괴된다. 전문가들은 수류탄이 터지면서 당시 전차 안에 125㎜ 포탄의 추진체가 점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해당 영상 외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밀리타르니는 이 전차는 최근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 인근 도넨카 마을 근처에서 파괴됐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승무원들은 한 명도 없었던 상태였으며, 왜 러시아군이 들판에 이렇게 전차를 방치해둔 채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크라이나군은 파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해당 전차 포탑 상단에 폭발반응장갑(Explosive Reactive Armor)과 후방에 전자전(EW) 시스템도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드론의 공격으로부터 전차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수류탄에 파괴된 T-90M은 러시아가 개발해 실전 배치한 최신예 전차로 일명 ‘무적의 전차’, ‘보이지 않은 전차’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125㎜ 주포와 여러 겹의 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가장 바깥쪽엔 ‘나키트카’(망토)로 불리는 스텔스 장갑이 장착돼 있다. 이 장갑 시스템은 장거리에서 러시아군 차량을 추적하는 적의 공중 레이더로부터 전차를 숨겨준다. 여기에 T-90M은 자체 생존성 향상을 위해 적의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을 무력화시키는 시스템인 ‘아프가닛 능동방어시스템’(Afghanit active protection system)도 장착하고 있다.
또한 T-90M은 방어 뿐 아니라 포탄의 정확도와 발사속도가 매우 높은 최신형 사격 통제 시스템도 갖춰 이 때문에 러시아는 이 전차가 러시아 군수산업의 저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할 위력을 갖췄다고 자랑해왔다.
박종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