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은 “황당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사건이 주요 외신에 보도되면서 올해 브라질에서 발생한 사건 중 가장 유명한 사건이 됐다”면서 “제조사가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제품을 선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규어 세트는 서류와 펜을 들고 서 있는 여자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자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여자는 피부색이 까무잡잡하고 남자는 눈을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있어 특징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의 사건은 최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방구 지역의 한 은행에서 발생했다. 에리카 지소자 비에이라라는 이름의 42세 여자가 사망한 삼촌 파울루 로베르투를 은행에 데려가 삼촌 명의로 대출을 받으려고 한 사건이다. 여자는 은행으로부터 1만7000헤알(약 450만 원) 대출을 받으려 했다.
여자는 삼촌을 휠체어에 태워 은행에 들어섰지만 삼촌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여자는 그런 삼촌에게 살아 있는 사람 대하듯 말을 시키면서 대출을 받으려 했다. 은행 직원 앞에서 여자는 “삼촌이 서명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 듣고 계시냐”, “내가 대신 서명을 해선 안 된다”, “아무 말씀도 없으신데 왜 그러시냐” 등 계속 말을 시켰다. 그러나 남자는 휠체어에 앉은 채 축 늘어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은행 직원은 그런 두 사람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의사를 불렀다.
여자의 엽기적 행각은 의사가 도착한 후 드러났다. 의사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자를 살펴본 후 사망을 확인했다. 의사는 머리 뒤쪽에서 혈흔이 발견됐다면서 남자가 은행에 들어서기 몇 시간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삼촌의 시신을 앞세워 대출을 받으려던 여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여자는 사기 및 절도미수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은행에 들어갈 때 삼촌은 분명히 살아계셨다”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펀코팝 피규어 세트는 ‘파울루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현지 언론은 “아직 판매량은 확인할 길이 없지만 피규어 제품 중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인 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