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역대 최대 ‘학살사건’…대구떼, 4시간 만에 빙어 1000만 마리 꿀꺽 [핵잼 사이언스]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물고기떼 자료사진. 123rf


아무도 모르게 바닷속에서 일어난 물고기 간의 역대 최대 학살사건이 과학적으로 기록됐다. 최근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와 노르웨이 연구진은 수백 만 마리의 대구떼가 단 4시간 만에 약 1000만 마리의 빙어를 포식했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Nature Communications Biology) 29일자에 발표했다.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대 최대 포식 사건으로 기록된 이번 사례는 10년 전인 지난 2014년 2월 노르웨이 해안에서 벌어졌다. 당시 연구팀은 소나 기반 이미징 기술인 OAWRS 시스템으로 바렌츠해를 탐사하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시스템은 음파를 바다로 보내고 반사된 음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이를 이미징하는 기술이다. 최근 연구팀은 당시 수집된 데이터를 재분석해 단 4시간 만에 이루어진 두 어종 간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확대보기
▲ 연구팀이 음향 매핑 기술을 이용해 빙어와 대구 개체군을 추적했다. 사진=Nicholas Makris et al


당시 연구팀은 산란기가 절정에 오른 ‘열빙어’라는 바다빙어의 개체군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약 2300만 마리에 달하는 빙어들이 수㎞에 걸쳐 떼를 형성하기 시작하자, 포식자인 대서양 대구들이 몰려들어 불과 4시간 만에 약 1000만 마리의 빙어를 먹어치웠다. 대구에게는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화려한 만찬이 펼쳐진 셈. 연구팀에 따르면 매년 2월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열빙어가 북극에서 남쪽 노르웨이 해안으로 이동해 알을 낳는다. 노르웨이 해안은 특히 열빙어를 잡아먹는 대서양 대구의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다만 연구팀은 이같은 대구의 만찬이 빙어의 전체 개체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생태계의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 균형의 중요한 부분으로 봤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스 마크리스 교수는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대규모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규모의 포식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대구의 포식이 전체 빙어 개체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얼음이 녹으면 빙어가 더 먼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대구와 같은 포식자의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는 설명이다.

박종익 기자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3세 여아 강간·살해한 男…“산 채로 사지 부러뜨리고 버렸다
  • 교사가 학생 1000여명 강간, 학대 사진 50만 장 남겨…
  • 거대한 고래상어 기절시켜 간 만 ‘쏙’…범고래의 특별 사냥법
  • 회전하며 하루 8㎞ 북상…서울 6배 크기 ‘세계서 가장 큰
  • 도토리 먹던 다람쥐가…들쥐 사냥해 먹는 ‘육식 포식자’ 된
  • 클레오파트라의 실제 얼굴일까?…이집트서 추정 흉상 발견
  • 지구의 물, 어디서 왔나…NASA, ‘이 혜성’이 가져왔다
  • (영상)남편이 여객기 추락 직전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인사
  • 제자리 빙빙돌던 서울 6배 크기 ‘세계서 가장 큰 빙산’ 족
  • 동물 50만 마리, 한꺼번에 목 잘라…“신께 바치는 제물”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