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선적을 보류했던 910㎏(2000파운드)급 폭탄을 이스라엘에 전달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 미 외신은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 백악관이 미 국방부에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자국 정부가 전날 미 국방부로부터 이 결정에 대해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트 대통령도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에 “이스라엘이 주문하고 비용을 냈으나 바이든이 보내지 않은 많은 물건들이 이제 그곳으로 가고 있다!”고 썼다.
MK-84는 덜 민감한 폭발물 충전재를 채우면 관통탄(벙커버스터)인 BLU-117가 된다.
특히 이 폭탄은 429㎏(945파운드)짜리 탄두를 갖고 있어 폭발하면 직경 15.2m에 깊이 11m의 구덩이가 생긴다. 이 폭탄은 두께 38.1㎝ 강철이나 3.4m 콘크리트를 뚫고, 직경 365.8m 이내 인명을 살상한다.
미국은 이 폭탄에 정밀유도 키트를 부착해 레이저 유도 폭탄인 ‘GBU-24 페이브웨이 III’로 개조해 사용한다. 이는 폭탄의 명중 오차 범위(원형공산오차·CEP)를 100m에서 1m까지 줄여준다.
다만 미국이 이런 키트까지 이스라엘에 제공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스라엘도 MPR 시리즈라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MK-80 시리즈보다 더 나은 관통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으나, 표준 MK 80 시리즈보다는 폭발물 탑재량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인 라파 공격을 우려해 이 폭탄 뿐 아니라 230㎏(500파운드)급 MK-82 폭탄 1700개의 선적을 한 차례 보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차원에서 당시 선적을 보류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내 친이스라엘 세력은 이 결정에 반발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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