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범죄조직이 이른바 ‘난자 공장’을 운영하며 태국 여성 100여 명을 상대로 난자를 강제 채취한 뒤 이를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국 방콕포스트는 5일(현지시간) “태국 파베나 아동 및 여성 재단이 중국 범죄 조직에 속아 난자 밀매에 참여하도록 강요당한 태국 여성들의 존재를 확인했다”면서 “파베나 재단은 태국 정부에 긴급 호소문을 보내고, 중국 측과 협력해 중국 범죄조직을 단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난자 공장’에서 강제로 난자를 적출해 이를 불법 매매하는 집단에서 가까스로 도망친 한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파베나 재단에 알렸다.
피해자들은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고액의 대가를 약속하는 해외 대리모 구인 공고를 본 뒤 이에 지원했다.
지원자들은 중개업체의 안내에 따라 조지아(옛 소련에 속했던 나라, 다른 명칭은 그루지야)의 불임 부부들에게 대리모가 되어주기로 하고 두바이를 경유해 아르메니아로 향했다.
중개업체 측은 약속대로 이들에게 여행 경비를 제공했고, 이에 지원한 여성들은 3일 동안 아르메니아 곳곳을 관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기차를 타고 조지아에 도착한 뒤, 여성들은 끔찍한 지옥과 맞닥뜨렸다. 중개업체 직원들이 여성들의 여권을 압수한 뒤 이들을 감금했고, 이후 여성들에게는 강제로 난소 생성을 자극하는 호르몬 주사가 투여됐다.
한 피해자는 파메나 재단 측에 “조지아에 도착하자마자 태국 여성만 최소 100명이 있는 큰 집으로 끌려 들어갔다”면서 “그곳은 중국 범죄조직이 운영 중이었고, 대리모를 원한다는 불임 부부는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파메나 재단은 “피해 여성들은 강제로 호르몬 주사를 맞아 난자를 만들고 이를 채취당하는 ‘난자 공장’에 있었다”면서 “‘난자 공장’에서 수집된 난자는 다른 나라에 불법 판매돼 시험관 시술(IVF)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범죄조직의 불법 난자 채취 사업에 강제로 동원됐다가 구출된 태국 여성은 3명에 불과하다. 이중 한 명은 문제의 범죄조직에게 몸값 7만 바트(약 300만 원)를 지불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풀려난 피해자들은 난자 공장에 여전히 많은 태국 여성들이 갇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행업체의 탈을 쓴 범죄조직이 여성들에게 조지아까지 오는데 쓴 여행경비와 생활비 일체를 돌려주지 않으면 집으로 보내주지 않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이 조직이 피해 여성 한 명에게 요구한 금액은 5만~7만 바트(200~3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태국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더 많은 여성 피해자들을 구금된 시설에서 구출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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