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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장비, 심해 생물엔 재앙”…심해 광물 채취하면 개체 수 37% 감소 [핵잼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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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심해 바다 거미. 스웨덴 예테보리대·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현대 산업 문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원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관련 자원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에 필요한 각종 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최근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 (ESS) 수요 폭증으로 핵심 광물(리튬, 니켈, 코발트 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깊은 바닷속 심해저의 망간단괴 등에서 이들 광물을 채굴하는 심해 채굴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환경을 구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한다’는 논쟁적 상황을 낳고 있다.

23일 스웨덴 예테보리대와 런던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은 시험적인 심해 광물 채굴이 심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언뜻 생각하기에 망간단괴 같은 심해 광물이 널려 있는 수심 수천m의 바다 밑에는 생명체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과학자들은 이 극한 환경에 적응한 수많은 심해 생명체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흡입식 장치나 견인식 장치를 통해 자원을 긁어모을 경우 이 생명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클 가능성이 높다.

심해 광물 채취가 실제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은 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톤 존(CCZ)’의 4000m 심해에서 5년간 해양 생태계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788종의 생물을 발견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일 정도로 심해 생태계에는 생명체가 풍부했다. 하지만 채굴 장비가 지나간 곳에서 동물의 개체 수는 37%, 종 다양성은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적인 수준의 심해 채굴로도 생각보다 큰 생물종 감소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심해 광물 채취에 반대하는 여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재 심해 채굴을 허용하지 않거나 혹은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다. 심해 채굴 상업화를 허용하려 했으나 올해 채굴 면허 발급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노르웨이 역시 아직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 등 심해 채굴에 공격적인 국가들도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해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한번 오염되면 쉽게 복구할 수 없는 심해 환경과 아직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은 심해 생태계 때문이다. 물론 인류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번 파괴된 환경을 되살리기 매우 힘들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한 지금 우리는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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