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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스페인서 일 냈다…“6600억 잭팟” 서유럽 뚫은 비결은?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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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스페인과 6600억 수출 계약 체결”
-‘대수술’ 준하는 무리한 설계 변경 등 장애물 넘어
-최초로 서유럽 뚫은 K9,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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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AI 생성 이미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과 K9 자주포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K9 자주포가 서유럽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일 스페인 방산업체 인드라시스템스와 최소 6600억원 이상 규모의 ‘스페인 K9 자주포 등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일은 지난 28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계약 조건에 따라 체결 후 계약금의 20%를 1차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오는 12월 31일까지 5%를 추가 지급한다. 계약금액과 종료일은 비밀유지 사유가 해소되면 추가 공시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지난달 “최근 매출액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한화 측은 “계약 관련 세부 사항은 상대방의 비밀 유지 요청에 따른 전체 비공개 사항”이라고 밝혔는데, 업계 안팎에서는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추측은 현실로 확인됐다.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는 전체 사업 규모는 약 45억 5400만 유로(한화 약 7조 5800억원)에 달한다. 사업에는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한 스페인형 자주포와 탄약운반차량 등을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플랫폼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스페인 현지 기업인 인드라는 이를 기반으로 현지 생산과 체계 통합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드라는 스페인 북부 히혼에 있는 생산시설을 활용해 차체와 제어·통신 시스템 등을 제작하고 스페인 육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유독 ‘잡음’ 많았던 K9 자주포 스페인 사업한화에어로는 스페인의 K9 자주포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뒤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야 했다.

먼저 한화에어로와 인드라의 계약에 스페인 중기계 전문기업인 사파 플라센시아(이하 사파)가 합류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K9 자주포가 이미 전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미국 앨리슨의 변속기를 장착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파는 K9 자주포의 핵심 부품인 중대형 변속기의 독점 공급을 맡을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스페인 안보 전문 매체 에스쿠도 디히탈은 “변속기 교체는 엔진 관리 시스템(동력 흐름), 차체 내부 구조, 냉각 시스템,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수반한다”면서 “사파의 요구는 기술적이기보다는 정치적 동기가 더 강하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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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AI 생성 이미지


더불어 인드라가 현지의 또 다른 방산 기업인 산타바르바라를 해당 계약에 참여시키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스페인 유력 경제지 엑스판시온은 지난달 21일 “인드라는 산타바르바라, 사파 등 현지 방산기업들을 이번 포병 현대화 사업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산타바르바라는 K9 자주포와 경쟁하는 플랫폼인 네메시스(Némesis)를 보유한 회사다.

산타바르바라 논란과 관련해 스페인 방산 전문 매체인 인포디펜사는 29일 “스페인 국방부가 산타바르바라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화에어로의 이번 수출 계약 공식 발표에 따라 산타바르바라를 둘러싼 진통이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서유럽 뚫은 K9, 비결은?이번 계약의 의미는 단순히 K9 운용국이 하나 늘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K9은 그동안 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 등 북·동유럽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왔다.

반면 서유럽은 자국 방산업체와 기존 무기체계에 대한 선호가 강해 외국산 플랫폼의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스페인 수출은 K9이 이 같은 시장에서도 성능과 운용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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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1일 호주 빅토리아주 퍼카푸냐에서 포병학교와 호주 왕립 포병 제4연대가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기반의 신형 AS9 헌츠맨 자주포가 호주 영토에서 호주 군인에 의해 처음으로 발사된 사례. 호주 국방부


업계에서는 K9의 경쟁력이 특정 국가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조정할 수 있는 확장성과 현지화 능력에서 나온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히 완성된 장비를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운용 환경과 요구 조건을 반영하고, 정비·교육 등 후속 지원까지 패키지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구매국의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페인 수출이 성사되면서 K9의 유럽 내 활동 반경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특히 서유럽 국가들이 노후화한 자주포 전력을 재정비하고 포병 전력 확충에 나설 경우 이미 유럽 여러 국가에서 운용 경험을 쌓은 K9이 차기 후보군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포디펜사는 30일 스페인 국방부를 인용해 “한국의 K9 자주포는 이미 10개국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2000대 이상 생산됐다”면서 “K9 기반 체계는 스페인 육군이 설정한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고 전했다.

한편 K9 자주포는 1990년대 초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K55 자주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됐으며 차체와 포탑, 사격통제장치, 현수장치 등 대부분의 핵심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됐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앞서 지난달 9일 “한국의 K9 자주포가 포병 분야에서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K9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궤도형 곡사포로 11개국에서 운용 중이거나 주문한 상태”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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