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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에 3조3000억원…초도·후속 양산 동시 추진하는 이유 [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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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인도 초도물량에 후속양산 1500억원도 반영…블록-I·II 병행
공대공 중심 40대 이어 장거리 공대지 무장 80대까지 생산체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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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비행 장면과 태극기를 합성한 이미지.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KF-21 초도·후속 양산 예산을 대폭 반영하면서 한국형 전투기 전력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AI 제공, 이미지 생성 AI 활용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예산이 내년에 3조 3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올해 1조 4000억원의 2.4배 수준이다. 초도 양산을 이어가는 동시에 후속 양산에도 착수하면서 KF-21이 본격적인 대량생산 단계로 들어간다.

정부가 1일 공개한 2027년도 예산안에는 내년 인도가 예정된 초도 양산 물량과 함께 후속 양산 착수를 위한 1500억원이 반영됐다.

KF-21 양산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공대공 전투 능력을 중심으로 한 블록-I 40대를 2028년까지 생산한 뒤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을 운용하는 블록-II 80대를 추가 확보한다.

내년부터는 이 두 단계가 일부 겹친다. 블록-I를 계속 생산하면서 블록-II 양산 준비에도 동시에 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생산 라인의 공백을 줄이고 노후 전투기 교체와 후속 전력화를 앞당기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KF-21은 이미 시험개발을 넘어 실제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항공 전문 매체 에이비에이션위크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월 첫 블록-I 양산기를 공개했고 해당 기체는 이달 공군 인도가 예정돼 있다. 첫 양산기는 지난 4월 첫 비행에도 성공했다.

블록-I 만들면서 블록-II 준비…양산 공백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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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되고 있다. KF-21은 공대공 임무 중심의 블록-I 40대 생산과 장거리 공대지 무장을 적용하는 블록-II 80대 후속 양산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초도와 후속 양산을 겹쳐 추진하는 배경에는 일정 문제가 있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지난 5월 물가 상승과 공급망 부담 때문에 KF-21 블록-II 양산 완료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검토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국 방위사업청은 늘어난 사업비를 감당하기 위해 블록-II 생산 일정을 2035년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후 생산 축소 방침에서 돌아섰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지난 6월 한국이 KF-21의 기존 생산 계획을 복원했다고 전했다. 생산 속도를 늦추기보다 당초 일정대로 블록-I과 후속 물량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번 대규모 증액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블록-I 생산을 늦추지 않으면서 블록-II에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두 단계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블록-II는 단순히 생산 대수만 늘린 기체가 아니다. 공대공 임무에 중점을 둔 블록-I에서 한 단계 나아가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 지상 타격 무장을 추가한다. KF-21의 역할도 영공 방어 중심에서 정밀 타격 임무까지 확대된다.

다만 두 단계의 양산을 겹쳐 추진하면 생산 현장의 부담도 커진다. 기존 기체를 계속 만들면서 새로운 무장과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후속형 생산 준비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부품을 제때 공급하고 협력업체 생산 능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작업도 필요하다.

외신도 비용·공급망 주목…양산 안정성이 수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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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찾은 관계자들이 KF-21 계열 전투기 모형과 관련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KF-21이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생산 안정성과 함께 해외 수출 경쟁력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KAI 제공


외신이 KF-21의 다음 과제로 주목하는 것도 바로 비용과 공급망이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블록-II 일정 조정 가능성을 전하면서 물가 상승과 공급망 문제가 사업비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에 성공한 전투기를 계획대로 수십 대 생산하려면 기체 성능 못지않게 생산비를 통제하고 부품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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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5호기가 남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이 기체는 한국과 KF-21 공동개발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에 인도될 예정이며, 양국 협력의 상징적 조치로 활용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 제공


이 문제는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가 KF-21 현지 공동생산 계획에서는 물러났지만 완제품 구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주형 안보경영연구원장은 인도네시아가 실제 KF-21을 구매하면 첫 해외 운용 사례가 돼 KF-21의 시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해외 고객 입장에서는 개발 성과만큼 실제 생산 능력도 중요하다. 원하는 시점에 기체를 공급할 수 있는지, 생산량을 늘려도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지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증액은 블록-I 40대를 계획대로 인도하면서 블록-II 80대 양산을 함께 준비해 KF-21 생산 체계를 끊김 없이 이어가겠다는 신호다.

앞으로의 시험대는 개발이 아니라 양산이다.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부담을 억제하면서 공군 인도 일정을 지키고, 동시에 해외 고객에게도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KF-21의 다음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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