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용 요격 미사일 구매 자금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는 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가 900억 유로(약 142조 8000억 원)의 차관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패트리엇 미사일 구매를 위해 20억 유로(약 3조 1700억 원) 이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한 방공 무기가 거의 소진되며 러시아의 거세진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겨울철을 맞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요격 미사일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20억 유로는 앞서 EU가 승인한 총 9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 중 일부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 4월 EU는 우크라이나의 재정 및 국방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쟁 지원 패키지를 승인했다. EU는 이 900억 유로를 올해와 내년 쪼개 지급할 예정인데, 이 중 600억 유로는 군사 및 국방에, 300억 유로는 일반 재정 지원으로 국가 시스템을 정상 가동하는 데 쓰인다.
다만 EU가 20억 유로를 승인했다고 해도 우크라이나가 실제 원하는 만큼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겨울철을 견디기 위해 최소 300기 이상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자체 패트리엇 비축량이 대거 소진된 상황이다. 여기에 제작사인 미국 RTX는 전 세계에서 폭주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나 속도와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EU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남유럽 국가들에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 요청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 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스페인과 그리스 등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페인과 그리스는 유럽 동맹국 중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에 속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총 6개 포대를, 스페인은 3개 포대를 운영 중이다. EU는 이들 국가가 보유한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 그리스에 PAC-2 요격 미사일을 최대 200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페인과 그리스 양국 정부는 자국 안보 공백과 외교적 민감성을 이유로 패트리엇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이관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럽거나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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