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조달·논문서 도시전 투입 시나리오 확인…건물 수색·소탕 임무까지 검토
실제 작전부대 배치는 아직…5~10년 내 활용 가능성 연구
중국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데 이어 인민해방군(PLA)이 이 기술을 실제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정찰이나 군수지원뿐 아니라 시가전에서 병력과 함께 건물을 수색·소탕하는 구체적인 운용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군 조달 문서와 군사 논문, 특허, 방산업체 자료 등 1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PLA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장 활용을 위한 시험과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 가운데 중국 업체 비중은 9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민간 로봇 산업에서 쌓은 생산력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군사 분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세계휴머노이드로봇대회 이후 PLA 기관지는 첨단 로봇 기술을 군 훈련장에 적용해 새로운 전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중국군이 주목하는 분야는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니다. 위험지역 정찰과 물자 운반, 폭발물 처리처럼 사람이 수행하기 부담스러운 임무는 물론 도시전에서 병력과 함께 움직이는 방식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휴머노이드 6대, 두 개 공격팀으로 나눠 도시전 투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국방과학기술대(NUDT) 연구진이 제시한 도시전 구상이다. 이 연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6대를 두 개 공격팀에 나눠 인간 병력과 함께 건물 내부에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로봇은 계단을 오르고 문을 통과하며 방과 복도를 수색하는 임무를 맡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런 체계가 실제 군사작전에 활용되기까지 약 5~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배터리 지속시간과 기계적 신뢰성, 복잡한 지형에서의 움직임 등이 주요 한계로 꼽힌다.
중국 국영 방산기업 노린코도 군사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린코의 ‘푸시’(Fuxi) 로봇은 원격조종과 자율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개발 중이며 군사 환경에서 사람 대신 위험 임무를 수행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군은 로봇 자체뿐 아니라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체계에도 투자하고 있다. 실제 전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로봇이 사람과 장비를 인식하고 명령을 수행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은 ‘로봇 전투원’ 준비 단계…美도 비슷한 연구
다만 로이터는 현재 PLA 작전부대에 무장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전 배치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당장 인간 병사를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중국의 강점은 산업 기반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과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대량생산 단계로 옮기는 속도도 다른 국가보다 빠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역시 군사용 휴머노이드와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제조 생태계 규모에서는 중국이 앞서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AI 기반 무인차량과 드론 군집, 로봇개 등을 군사 분야에 적용해왔고 휴머노이드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리·법적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표적을 판단하고 공격하는 자율무기 문제 때문이다. 지난 5일 제네바에서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당사국들이 자율무기 규범 마련을 위한 문서에 합의하며 국제 규제 논의를 이어갔다.
결국 중국의 휴머노이드 군사 활용은 아직 연구·시험 단계지만, 민간 로봇 산업의 압도적인 생산력을 군사 기술로 얼마나 빨리 전환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장의 모습을 바꿨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이 병사 곁에서 움직이는 장면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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