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십 차례나 강조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완전 점령이 2032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2026년 12월 31일까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점령하라는 새로운 명령을 내렸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개전 직후 우크라이나의 동부 전선 핵심 지역인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아우르는 소위 돈바스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는 사실상 완전 장악했지만, 80% 정도 점령한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의 강한 반격에 진격 속도가 눈에 띄게 더뎌진 상태다. ISW는 러시아군이 8월 한 달 동안 도네츠크 지역에서 하루 평균 2.36㎢씩 진격했으며 이 속도라면 2032년 10월 2일까지 나머지를 점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ISW는 “러시아군은 2025년 10월부터 코스티안티니우카를 탈환하기 위해 전투를 벌여왔지만, 거의 1년 동안의 작전에도 도시를 점령하지 못했다”면서 “슬로비얀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드루즈키우카 등도 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2026년 말까지 도네츠크 지역의 나머지 부분을 장악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도시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북부에 구축한 강력한 ‘4대 요새 도시 벨트’ 중 하나다.
푸틴 대통령은 개전 이후 도네츠크주 전체를 점령하기 위한 시한을 모두 15차례 제시했으나 모두 지키지 못했으며 지난달 올해까지 점령하라는 16번째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개전 이후 러시아군은 우리 도네츠크 지역을 점령할 기회를 15번이나 부여받았다”면서 “러시아 정치 지도부는 여전히 돈바스에 집착하고 있으며 완전히 점령할 수 있다는 망상에 벌써 15번이나 빠져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다음 시한이 또다시 연기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돈바스 점령에 집착하는 이유는 막대한 천연자원과 산업 기반, 친러 성향의 인구 구조,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막기 위한 지정학적 전략이 결합해 있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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