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다른 전쟁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것이 ‘무인 지상 로봇’(UGV)이다. UGV는 작은 무선조종 자동차 크기에서 중형 트럭 크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정찰, 공격, 운반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에 비해 병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UGV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부상자 후송까지 UGV를 사용하는 추세다. 부상자 후송은 일반적으로 소부대급을 지원하는 UGV에는 일반적인 임무지만, AI 드론 UA(AIDroneUA)가 개발한 ‘마울’(MAUL)이라는 4륜 구동 UGV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마울은 전선의 킬 존이나 러시아군이 감시 및 통제하는 지역에서 부상자를 후송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마울의 가장 큰 특징은 드론 공격 등으로부터 내부의 부상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갑화된 환자 수송 캡슐이다.
차체는 길이 약 2.3m, 폭 1.45m, 높이 0.62m, 공차중량 약 420㎏, 총중량 620㎏에 최대 탑재량 200㎏의 제원을 가졌다. 사륜 ATV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내연기관을 적용했다. 최대 시속은 비포장도로에서 60~70㎞, 포장도로에서 150㎞까지, 최대 주행거리는 비포장도로에서 약 90㎞로 알려졌다.
마울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2025년 11월에 33일간 적진에 고립된 다리를 부상당한 병사를 구조한 작전을 통해서다. 우크라이나군은 부상병을 구조하기 위해 총 6차례에 걸쳐 접근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러시아군의 공격에 가로막혔었다.
마울이 도착하자, 부상당한 병사는 스스로 캡슐 안으로 들어갔고, 이를 드론으로 확인한 지휘소에서 복귀 명령을 내렸다. 마울이 귀환하는 과정에도 공격은 이어졌다. 귀환 도중 지뢰를 밟아 바퀴가 손상되었지만, 주행은 가능했다. 러시아군의 FPV 드론 공격도 받았지만 부상병은 안전했다. 결국 5시간 58분에 걸쳐 64㎞를 주행한 끝에 임무를 완수했다. 부상병은 부상 부위를 절단해야 했지만, 생명은 구했다.
마울의 활약은 다른 나라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의무대원들이 스웨덴으로 마울을 가져가 스웨덴 근위대에 부상자 후송 시연을 보였고, 스웨덴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는 데브드로이드(DevDroid)가 생산권한을 취득해 대당 약 1만 9000달러(258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마울의 활약은 그저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습이라고 만 볼 수 없다. 만약 남북간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무인체계를 이용한 격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덩치가 큰 구급 장갑차는 전선에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서 부상자를 안전한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마울이 보여주고 있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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