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공개 시연서 표적 드론 2대 불붙어 추락…고출력 빛으로 무력화
표적기 4대 중 1대는 이륙 중 추락·1대는 수동 조작으로 낙하
하늘에 떠 있던 소형 드론에서 불꽃이 솟았다. 기체는 검은 연기를 길게 남기며 아래로 떨어졌다.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이 국군의날 공개 시연에서 표적 드론을 요격하는 순간이다.
군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천광의 드론 요격 능력을 선보였다. 탄환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대신 고출력 레이저를 표적에 집중해 무력화하는 무기다.
현장 사진에는 공중에서 화염을 내뿜는 드론과 그 뒤로 이어진 검은 연기가 선명하게 잡혔다. 지상에 배치한 천광 장비의 모습도 공개됐다.
다만 이날 준비한 표적기 4대를 모두 천광으로 격추한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대는 레이저 요격으로 불붙어 추락했지만, 1대는 이륙 중 스스로 떨어졌다. 나머지 1대는 천광에 요격되지 않고 수동 조작으로 추락했다. 공개된 결과만으로 시연 전체를 성공으로 묶거나 실전 요격률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탄약 대신 빛…드론에 에너지 집중해 무력화
천광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로, 2024년 말 군에 전력화됐다. 광섬유 기반 고출력 레이저를 드론과 소형 무인기에 조사해 손상시키는 방식이다.
표적에 레이저를 일정 시간 집중하면 열에너지가 기체나 주요 부품에 영향을 줘 비행 기능을 잃게 한다. 이날 시연에서는 요격된 드론이 실제로 불붙어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군이 레이저 무기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반복 사격에 드는 비용이다. 값싼 드론을 막기 위해 고가 요격미사일을 계속 소모하면 방어하는 쪽의 부담이 커진다. 레이저 무기는 전력을 사용해 이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기존 공개 자료에서 천광의 레이저 1회 발사 비용을 약 2000원으로 소개했다. 다만 이 수치는 장비 도입과 유지·정비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운용비가 아니며, 이날 시연에서 드론 한 대를 격추하는 데 실제로 든 비용을 뜻하지도 않는다.
탄약을 쓰지 않는다고 무제한 사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력 공급과 냉각 능력 등을 유지해야 반복 운용이 가능하다.
핵심 부품 국산화…발표 성능과 오늘 결과는 구분해야
천광은 핵심 부품 국산화를 통해 성능 개선도 추진해왔다. 군은 지난 6월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장치인 ‘레이저 발진기’ 국산화 성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국산화율은 기존 76%에서 90%로 높아졌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국산 발진기는 기존 해외 도입품보다 출력 등 주요 성능이 50% 이상 향상됐다. 회전익 드론 격추 시간은 기존 2~4초에서 1~2초로, 고정익 무인기는 10초 이상에서 수 초 이내로 줄었다.
다만 이 수치를 이날 시연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오늘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시연 장비에 국산 발진기를 적용했는지, 각 표적에 레이저를 얼마나 오래 조사했는지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공개 시연은 천광이 소형 드론을 요격하는 장면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규모 드론 군집이나 다양한 전장 조건에 대한 대응 능력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요격되지 않은 표적기의 경위 역시 장비 성능 문제인지, 시연 운용 과정의 문제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고에너지 레이저 요격무기와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 체계 등 미래전력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공개 시연에서 드론을 떨어뜨린 천광이 실제 방어 임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운용 능력을 높이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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