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교황을 기리는 조각상으론 역대 최대 규모로 제작된 조각상이 남미 페루에 들어선다. 레오 14세 교황이 페루에서 사목한 시절 실천한 사랑을 잊을 수 없다면서 페루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3일(현지시간) 페루 언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의 조각상은 페루의 항구도시 엘카야오에 설치된다. 조각상은 높이 14m, 무게 4t으로 생존하는 교황을 기념하는 조각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엘카야오 당국은 “레오 14세가 페루에 계실 때 엘카야오에 보여준 각별한 애정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페루 여러 곳에 레오 14세를 기념하는 조각상이 있지만 규모에서 기존 조각상들을 압도하는 대형 조각상을 세우기로 한 건 고마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페루와 인연이 각별하다. 미국 출신인 교황이 신부 때였던 1985년 선교를 위해 페루를 방문하면서 시작된 인연이다. 그는 2014년 페루 치클라요교구장 직무대행에 임명됐고 2014~2023년엔 치클라요교구장을 지냈다. 레오 14세 교황이 페루 시민권을 취득한 것도 이때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2021년 당시 치클라요교구장이던 레오 14세 교황은 엘카야오의 교구장 서리를 겸직했다. 엘카야오가 레오 14세 교황을 잊지 못하는 건 당시 교황이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 때문이다.
치클라요는 엘카야오로부터 약 600㎞ 떨어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으로 격리가 일상이 되고 경제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당시 엘카야오에선 빈곤층이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엘카야오의 교구장 서리였던 레오 14세 교황은 헌신적으로 엘카야오의 빈곤층을 돌봤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 600km를 달려 엘카야오를 찾아 식량을 나눠주곤 했다. 엘카야오 당국자는 “교황이 당시 교구장 서리 신분이었기 때문에 진심이 아니라면 굳이 직접 그런 고생을 할 필요는 없었다”면서 시민들이 당시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대형 조각상은 그의 페루 방문에 맞춰 제막될 예정이다. 지금은 제작이 한창이다. 현지 언론은 “전문가들이 하루 최대 16시간씩 작업하면서 조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각상은 시속 120㎞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엘카야오 당국은 2m 깊이로 판 지하에 베이스를 놓고 조각상을 세울 예정이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11월 6~16일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페루를 차례로 순방한다. 엘카야오 당국은 내달 4일 조각상 설치를 완료하고 남미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페루를 방문하는 교황이 축복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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